‘응답하라 1997’ 정은지 “고향 부산 사투리 콤플렉스였는데…하하하”

입력 2012-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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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스나 정은지, 까리하지요(멋있지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부산 사투리의 매력을 전국 안방에 퍼뜨린 정은지. 첫 연기 도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떠오르는 ‘연기돌’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제공|tvN

‘까리뽕쌈’은 멋있다, ‘윽수루’는 상당히의 부산사투리

■ 돌풍 케이블프로 ‘응답하라’의 헤로인 정은지

고향 부산사투리, 콤플렉스였는데…
‘응답하라’서 뜰 줄 생각도 못했죠
첫연기 챙겨준 성동일·이일화선배님
고마 윽수루∼ 감사합니데이!

“‘안승부인’ 성시원입니더!”

정은지가 건넨 첫 인사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연출 신원호, 이하 ‘응답하라’) 속 성시원이 튀어나온 것 같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안승부인’은 실제처럼 드라마 속에서 그룹 HOT 출신 토니안의 팬들을 일컫는 말. HOT에 열광하고 삐삐로 소통하던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10대의 싱그러운 이야기를 그리는 ‘응답하라’는 정은지에게 맞춤한 옷이 됐다. 미처 기대하지 않은, 오랜만의 반가움이다.

그룹 에이핑크의 멤버로서 깜찍한 모습을 드러내온 정은지는 드라마에서 ‘가시나’ ‘개새’ 등 거친 말을 내뱉고 있다.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남자주인공 서인국과 키스도 했다. 파격 그 자체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가 정은지의 바로 그 사투리 연기와 파격에 열광 중이다.

“사투리는 늘 콤플렉스였고 활동에 걸림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만의 콘셉트로 여기자고 마음먹곤 연기가 편해지더라고요. 한편으론 제가 팀 이미지를 망치는 것 같아서 걱정도 했죠. 하지만 멤버들이 ‘잘 봤다’고 얘기해 너무 고마웠어요. 감독님도 은인이죠.”

‘응답하라’는 특히 20∼30대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990년대 문화를 경험한 적 없는 1993년생 정은지가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여성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가 쌓은 ‘공감’의 힘 덕분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남성들의 첫사랑 이야기라면 ‘응답하라’는 여성들의 첫사랑 감성을 건드린 것 같아요. 당시 십중팔구는 HOT 팬이라던데, 어린 소녀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요? 여자들도 첫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하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그는 성동일, 이일화 등 선배들과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초반에는 겁도 많았다.

“이제 막 발을 뗀 아기가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어요. 더군다나 연기자도 아닌데 주연이니 텃세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죠. 하지만 웬걸!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한 제가 참 못난 거죠. 선배님들이 사소한 부분까지 조언을 해주세요.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정은지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지금의 스포트라이트를 언제 또 받을 수 있겠냐”면서 “칭찬에 취하지 않으려, 자만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 막 절반의 고개를 넘어선 ‘응답하라’는 그런 정은지에게 “상상도 못한”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결말! 정은지는 “절대 비밀”이라며 입을 꾹 다문다. 그리고 이내 “대답할 수 없는 즐거움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니까요”라며 깔깔거렸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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