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본 야구] 정확한 타격? 핵심은 V포지션

입력 2013-08-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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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

스윙의 역학적 원리

타자가 공을 쳐야하는 시간은 0.2초
스윙땐 상체 회전속도를 하체로 전이
회전축 고정, 신체중심 이동폭 최소화
찍거나 올려치면 공과 접촉 확률 낮아


야구는 각각 9명의 공격수와 수비수가 작은 크기의 공 하나로 두뇌게임을 펼치는 스포츠다. 19세기 미국 이민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후 세계인이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 중 하나로 성장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이기기 위해선 투수가 잘 던져야 한다. 그러나 득점을 좌우하는 타자도 투수 못지않게 중요하다.

테드 윌리엄스의 ‘The science of hitting’(타격의 과학)이라는 저서를 보면 “야구에서 타격이야말로 진정한 스포츠과학이다”라고 할 정도로 타격은 역학적 원리가 많이 적용되는 분야다. 타자가 공을 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해서 상황과 작전에 따라 정확한 위치로 공을 보내야 하기도 하고, 번트와 더불어 의도적 땅볼 또는 플라이볼을 만들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타격에 앞서 정확하고 간결한 풀 스윙이 가장 기초가 돼야 한다.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끊임없는 작전과 머리회전에 의해 흘러가기 때문에 몸을 쓰는 스포츠라 해도 결국은 두뇌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마운드에서 포수 미트까지 거리는 18.44m지만, 투수가 홈플레이트 쪽으로 2∼2.5m 정도 팔을 끌고나와 볼을 던지므로 시속 150km의 공이 포수 미트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0.44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타자는 0.19초, 즉 0.2초 안에 타격 포인트를 결정하고 정확하게 공을 쳐내야 하는 과제를 늘 안고 있다. 정말 단순하지만 어려운 스포츠가 아닐 수 없다.

타격의 역학적 원리 가운데 중요시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게중심이동과 회전운동에너지를 크게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윙을 시작하면서 배트를 쥐고 있는 뒤 팔꿈치가 아래로 내려오고, 골반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이때 손과 팔꿈치가 재빨리 골반종축(수직축·vertical axis)을 지나면서 상체의 회전속도를 하체로 전이시키게 된다. 그리고 배트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올 때 신체는 앞쪽으로 병진운동과 회전운동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면서 손은 무게중심선 바로 앞으로 나오게 된다.

둘째, 회전축을 고정해 신체중심이 좌우·상하로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타자가 스트라이드 이후 회전동작을 시작하면, 신체중심이 회전축에서 벗어나면서 회전 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이 생긴다. 따라서 타자는 스트라이드 이후 회전동작에서 배트를 몸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허리∼어깨∼팔꿈치∼손목∼배트 끝으로 순차적인 에너지 전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바로 ‘채찍의 원리’라고도 한다.

셋째, 타격 시 양팔의 겨드랑이가 떨어지지 않는 상태로 ‘V’ 포지션을 만들어야 한다<그래픽 참고>. 특히 공과 접촉하는 시점에서 배트가 밑으로 떨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트와 투구의 궤적이 만나는 면이 넓어야 공을 맞힐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찍어 치거나, 퍼 올려 치는 형태의 스윙으로는 공과 접촉할 확률이 낮아진다.

이상의 원리들 외에도 야구에는 복잡한 과학적 원리가 중첩된다. 원리를 잘 이해하고 적용하면 더욱 빼어난 스윙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태완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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