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옛말” 대작들 봄부터 쏟아진다

입력 2014-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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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표적’-‘군도:민란의 시대’-‘해적:바다로 간 산적’-‘명량:회오리 바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초이스컷 픽쳐스·바른손·영화사 월광·하리마오 픽처스·빅스톤픽쳐스

■ 한국영화 전성시대 개봉 공식 변화

현빈 주연 ‘역린’ 4월 30일 신호탄 발사
8월까지 제작비 100억대 작품 줄개봉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오히려 눈치


한국영화 대작들의 개봉 공식이 깨지고 있다.

그 시작은 배우 현빈이다. 4월 현빈의 주연 영화 ‘역린’을 시작으로 8월 손예진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까지 톱스타가 주연한 대작들이 잇따라 쏟아진다. 제작 규모가 100억원대에 이르는 대작들의 잇단 개봉은 주로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는 7∼8월 여름 시즌에 몰려 개봉했던 이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역린’은 4월30일 개봉을 확정했다. 봄에 공개해 일찌감치 관객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현빈이 해병대 제대 후 고심 끝에 택한 작품인데다 조선의 젊은 왕 정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관심을 그대로 유지해 흥행으로 잇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이후 류승룡과 장동건, 하정우와 강동원, 최민식 등 티켓파워를 갖춘 흥행 배우들의 대작도 매달 쏟아진다. 류승룡이 주연한 액션 ‘표적’은 5월, 장동건과 영화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손잡은 ‘우는 남자’는 6월 각각 공개된다. 소위 ‘액션 대작’이란 타이틀이 붙은 영화가 5∼ 6월에 개봉하는 것도 이례적인 경우다.

7월과 8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정우·강동원의 ‘군도:민란의 시대’, 최민식의 ‘명량:회오리 바다’, 손예진·김남길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까지 차례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영화 대작들이 이처럼 매달 쉴 틈 없이 관객을 만나게 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까지 개봉 시기를 잡는 데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실제로 할리우드 소니픽쳐스가 내놓는 대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당초 ‘역린’과 같은 날 개봉하기로 했다가 불필요한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최근 개봉 일정을 일주일 앞당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장가에서는 ‘연중 성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영화의 잇단 흥행 분위기와 맞물려 톱스타가 주연한 대작이 늘어난 데다 각 배급사들이 개봉 시기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까지 벌이면서 과거 ‘비수기’로 통하던 시기에도 대작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대작이 유독 많아 개봉 시기를 결정하는 데 더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경쟁작과 최대한 시기가 겹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 견제가 심하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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