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기보배도 탈락…한국女양궁 ‘무한 서바이벌’

입력 2014-03-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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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떼고 붙는’ 치열한 경쟁
“원칙대로 간다” 예외규정도 없어


한국여자양궁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향한 무한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2012런던올림픽 2관왕 기보배(광주광역시청)는 26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인천아시안게임대표 5차 선발전에서 여자부 12명 중 10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8명이 겨루는 국가대표 1차 평가전(4월 5∼9일)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윤옥희(예천군청)도 23일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윤옥희와 기보배는 현재 나란히 세계랭킹 1·2위에 올라있다. 한국여자양궁의 실질적 쌍두마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궁계에선 에이스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되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보배와 윤옥희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치열한 선발과정 속에서 새로 뽑힌 선수들이 이들의 빈자리를 잘 메울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양궁대표팀 장영술 총감독은 27일 “국제대회에서 기보배, 윤옥희가 상대에게 심리적 위압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라면, 상대가 더 무섭게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궁대표팀의 선발과정은 기존 대표들도 ‘계급장을 떼고 붙는’ 방식이다. 국제대회 성적을 많이 반영하면 기존 대표들이 유리하지만, 최대한 공정성을 기한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전년도 국제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약간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정도다. 선발전에서 동점일 때 어드밴티지를 받는 정도이지,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차기 국제대회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지만, 선발과정에서의 잡음은 없다. 타 경기단체에서도 모범적인 대표선발의 사례로 꼽는다.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이사는 “에이스들이 탈락하면, 항상 협회 추천 선수를 대표팀에 넣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예외규정을 두기 시작하면, 그것이 하나의 전례가 된다. 원칙대로 가야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다. 기보배와 윤옥희도 그런 과정을 통해 스타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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