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가 건진 배우 ‘박유천’

입력 2014-12-1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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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무’의 한장면 중 박유천. 사진제공|NEW

■ 청룡영화상·대종상·영화평론가협회상·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상’ 싹쓸이

‘해무’ 김윤석·문성근 상대역으로 열연
아이돌 스타 스크린 데뷔작 최고 성과


올해 충무로가 건진 단 한 명의 배우는 박유천으로 증명됐다.

박유천이 올해 주요 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싹쓸이했다. 매년 연말이면 한 해의 영화계를 결산하는 여러 시상식이 진행되지만 한 명의 배우가 같은 부문의 상을 휩쓰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박유천이 스크린에서 보여줄 향후 활동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8월 개봉한 ‘해무’(감독 심성보·제작 해무)로 스크린에 데뷔한 박유천은 17일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앞서 열린 제51회 대종상영화상,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도 상을 받았다. ‘변호인’의 임시완, ‘친구2’의 김우빈 등이 후보에 올라 경쟁이 치열했지만 박유천은 이들을 제치고 전폭적인 선택을 받았다.

박유천의 신인상 수상은 아이돌 그룹 출신 스타가 스크린 데뷔작으로 거둔 가장 눈에 띄는 성과로 꼽힌다. 그동안 아이돌 스타는 대부분 그 인기에 기대 로맨틱 코미디나 학원물을 통해 스크린에 진출해왔다. 하지만 박유천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스릴러 장르를 택했고, 김윤석과 문성근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을 상대역으로 만났다. 시작부터 달랐다는 의미다.

‘해무’에서 박유천은 순박한 선원 동식을 연기했다.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살육전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지만 혼란에 휘말리지 않고 순수한 영혼을 끝까지 지켜내는 모습을 그는 유연하게 표현해냈다. 신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역할이었고, 때문에 모험에 가까웠던 그의 도전은 ‘신인상 석권’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박유천은 ‘해무’ 개봉 당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꼭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살인이 난무하는 잔혹한 상황을 그려내야 하고, 노출 연기도 소화해야 했지만 “두려움보다 연기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도 했다.

‘의욕’은 적중했다. ‘해무’는 같은 시기 흥행한 ‘명량’ 등 여파로 비록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개봉한 영화 캐릭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8일 “영화 데뷔작인 데다 부담스러웠던 역할이었지만 20대 연기자가 소화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다”며 “그만큼 도전할 가치가 있는 배역이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유천을 향한 영화계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신중하게 차기작을 고르고 있다”며 “영화를 향한 박유천의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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