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은 기자의 여기는 오키나와] 피가로 “승엽 생큐”… 클로이드 “삼겹살 굿”

입력 2015-02-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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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새 용병투수 클로이드(왼쪽)와 피가로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가세해 본격 훈련에 돌입한다. 일단 첫 인상은 나쁘지 않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피가로 150km 강속구·클로이드 제구력 강점
피가로 “이승엽이 몸에 좋은것까지 챙겨준다”
클로이드 “음식 적응…이젠 타자성향 파악”

“한국 야구,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삼성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31)와 타일러 클로이드(28)는 많이 다르다. 외모부터 투구 스타일까지 모두 반대다. 흑인인 피가로는 키가 크지 않지만 투지가 넘치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상이다. 150km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를 던진다. 반면 백인인 클로이드는 191cm의 큰 키에 부드러운 미소가 특징이다. 공이 아주 빠르지 않은 대신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 장점이다.

이렇게 다른 두 투수지만, 올해 목표는 한 곳으로 모아진다. 한국프로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 그리고 삼성의 통합 5년 연속 우승의 주춧돌이 되는 것이다. 삼성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5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이들을 차례로 만났다.


● 피가로 “이승엽·나바로에게 도움 많이 받는다”

피가로에게는 이미 삼성에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2011년 이승엽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함께 뛰었다. 그는 “이승엽과 일본에 있을 때 한국야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이승엽이 나를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어 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안 그래도 이승엽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훈련이 끝난 뒤 몸에 좋은 것도 챙겨준다”며 웃었다. 물론 다른 동료들도 피가로를 잘 챙겨준다. 그는 “야마이코 나바로 같은 좋은 친구들과 좋은 코칭스태프가 날 반겨줬다. 삼성은 아주 좋은 팀인 것 같다”며 “일본에 2년 있었으니 여기서도 적응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야구가 어떤지 많이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속구는 피가로의 트레이드마크다. 체격이 그리 크지 않아 더 놀랍다. 피가로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열심히 할 뿐”이라며 “야구는 몸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마른 편 아닌가”고 반문했다. 또 팀이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데 대해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수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내 직구에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클로이드 “한국 음식 적응까지 다 끝났다”

클로이드는 피가로에 비해 한국이 낯설다. 한국야구에 대해서도 에이전트를 통해 알음알음 들은 지식이 전부다. 그러나 “전혀 문제없다”고 단언했다. “한국에 온 건 처음이지만, 캠프를 시작하니 무척 재미있다”며 “삼성은 챔피언도 많이 했고 한국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 들었다. 적응이 안 될까봐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편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그는 “빠른 공을 던지는 건 아니지만 컨트롤은 자신 있다. 슬라이드스텝도 빨라서 주자 견제능력도 좋은 편이라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한국 투수들과 스타일이 다른 만큼 한국 타자들의 성향에 대해 파악해야 할 것 같다. 구단에서 자료를 받아 스스로 보고 배우며 적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한눈에도 성격이 활기차 보이는 클로이드. 그는 “팀원들이 편하게 잘 해주는 덕분”이라고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선을 다해 팀에 녹아들겠다는 열의도 엿보인다. “삼겹살을 비롯해 캠프에서 나오는 한국 음식은 다 먹는다. 특별히 가릴 것도 없다”며 “야구에 집중하고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게 내 역할이다. 꼭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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