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요리의 神? 말도안돼…난 그저 추억으로 요리”

입력 2015-02-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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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셰프’. 차승원에게 붙은 새로운 수식어다. 부엌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 같지만 진정 요리를 즐길 줄 아는 남자다. “혼자가 아닌 다 함께 즐기며 먹기 위해 요리하는 건 근사한 일이다”고 말한다. 사진제공|CJ E&M

■ ‘삼시세끼’ 차승원, 그가 말하는 만능레시피

삼시세끼, 진짜 내 모습 보여줘서 편안
인기 예상? 예상대로만 살면 좋게요
‘바깥사람’ 유해진을 만나서 떴나봐요

요리프로그램 출연? 그건 실례죠
내 요리법은 추억을 더듬는 것 뿐인데…
골뱅이 무침과 거북손 무침은 같은 양념
세상 살아가는것도 다 그런 것 아닐까요?

스포츠동아 여러분,
설연휴 사랑 넘치는 ‘삼시세끼’ 드세요


어느 누가 이런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썰고, 볶고, 끓이고. 어느새 한 접시 근사해 보이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완성해낸다. TV 화면을 통해 그 모습만 바라봐야 하는 시청자는 어쩌지 못할 식탐의 침샘을 삼키며 ‘대박!’이라는 감탄사를 절로 내뱉는다. 그 솜씨는 전문 요리사의 뺨을 칠 정도다.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어촌편’의 주인공 ‘차줌마’ 차승원(45). 모델 출신답게 큰 키와 완벽한 비율의 탄탄한 몸매 그리고 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출중한 연기력. 게다가 센스 넘치는 입담까지. 넘치면 넘쳤지 손톱만큼도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최근 출중한 요리 솜씨와 친근함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덩달아 프로그램의 인기도 뜨겁다. 1월23일 9.8%(닐슨코리아)로 시작해 2회(10.4%), 3회(11.3%) 등 횟수를 거듭하며 오른 시청률은 13일(4회) 12.8%를 기록하는 동시에 역대 케이블채널 최고 시청률 2위를 보란 듯 차지했다. ‘격전지’인 금요일 밤 10시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따돌리고 고공행진 중이다. 차승원은 그 인기의 주역으로 꼽힌다.

차승원은 “예상했느냐”고 묻자 “예상한대로만 살면 좋게?”라며 전화기 너머로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웃는다.


-시청률로 드러나지만 인기와 화제가 상당하다. 실감하는가.


“감사할 따름이다. 시청자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내줄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아마도 전혀 요리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하니 신기하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 대중은 잘 알지 못하는 일상 속의 제 모습이 프로그램에 드러나면서 좋은 반응을 내보이시는 것 같다.”


-장안의 화제가 될 줄 예상했나.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생각대로만 살 수 있겠나. 예상한대로만 살게 되면 좋게? 하하!”


-‘삼시세끼’는 여타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당신에겐 출연의 의미가 더욱 남다를 것 같다.

“앞서 출연한 MBC ‘무한도전’도 그렇고 스튜디오 녹화보다는 야외에서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토크쇼의 질의응답 형식과 정적인 분위기가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사적인 이야기를 꼭 해야만 한다는 프로그램의 강박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지방인 데다 더욱이 섬이어서 그런지 제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저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편안한다.”

거친 바닷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tvN ‘삼시세끼’의 차승원은 끄떡없다. 근사한 요리를 위해 쭈그리고 앉아 묵묵히 아궁이에 불을 때고, 파를 다듬는 모습(맨 위쪽부터)이 영락없는 ‘차줌마’다. 사진제공|CJ E&M



-요리 실력이 상당하다. 원래 그렇게 잘 했나.

“음식에 대한 기본 지식은 어느 정도 갖고 있다.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는 가끔 한다. 방송에서 보여드린 거북손 무침은 골뱅이 무침을 응용한 것이다. 촬영 전 요리법을 따로 찾아보는 건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하하! 기억을 더듬는 정도랄까? 사실 20대 때에는 음식을 흘리며 먹고, 옷에 고춧가루가 튀는 것조차 무지 싫어했다. 이제는 묻히지 않고 요리하는 스킬이 생겼지만. 하하! 아마 한식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요리와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


-한식에 대한 시각이라면.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느꼈다. 나 혼자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는 귀찮은 것이 아니라 아주 근사한 일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한식의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요리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는다면.

“에이! 그건 아니지. 저는 (적임자가)아니다. 전문 요리사도 아니고. 진짜 요리사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한다. 요리를 잘 하느냐, 아니냐는 진심을 다 해 (도전을)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뿐일 거다. 거북손 무침과 골뱅이 무침도 그렇다. 기본 양념은 같다. 주재료만 다를 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다 그런 것 아닐까.”


-‘차줌마’라는 애칭은 마음에 드나.

“물론 기분 좋다. 대중이 저를 조금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바라보신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고만 있겠나. 언젠가는 사라지지 않을까.”


-시청자 입장에서 만재도에서 생활하는 차승원의 모습이 좋아 보인다.

“예능프로그램이든, 드라마든, 또 영화든 모두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다른 것들이 완벽하더라도 사람이 좋지 않으면 잘 될 수 없다. 유해진이라는 파트너를 잘 만났다. 장근석·손호준이라는 후배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 기회가 됐다. 또 연출자인 나영석 PD를 포함한 만만치 않은 제작진. 이들이 있어 완성할 수 있었다. 만약 시청률이 지금만큼 나오지 않았더라도 우리만의 좋은 추억을 쌓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4월에는 다시 ‘카리스마 차승원’으로 돌아온다.

“‘삼시세끼’ 촬영은 이미 1월에 모두 마쳤다. 이제는 MBC 사극 ‘화정’의 시작에 나설 때다. 패륜과 폭군의 이미지로만 알려진 광해군 역할을 맡게 됐다. 드라마로는 첫 사극이라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차승원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스포츠동아 독자 여러분도 기대 많이 해 주시고, 새해 건강하시길 바란다.”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의 차승원. 사진제공|CJ E&M



■ 차셰프가 제안하는 설음식 2가지


소고기·무 넣고 푹 끓이고
간장으로 살짝 간 하고
밥을 탁 말아 먹으면 캬∼


‘차 셰프’ 차승원이 스포츠동아 독자를 위해 설 음식을 추천했다. 탕국과 갈비찜이다. 흔한 음식이지만 왠지 차승원이 추천하니 달리 보인다. 지금까지 알지 못한, 뭔가 숨겨진 비결이 있을 것만 같다. 차승원은 탕국과 갈비찜의 레시피를 막힘없이 줄줄이 읊었다. 마치 요리책이 머릿속에 들어있는 듯하다.


● 탕국, 숨죽은 겉절이가 최고!
소고기 부위 중 양지를 넣고 끓인다. 그리고 무의 속이 보일 만큼 투명해질 때까지 또 끓인다. 그리고 “간장으로 살짝” 간해 밥을 “탁, 말아 먹으면 기가 막힌다”. 여기에 김치를 얹으면 최고. 김장김치보다는 겉절이가 더 어울린다. “배추 숨이 많이 죽었을 때, 얹어먹으면 캬∼!” 이 국물로 떡국을 끓여먹어도 맛있다. 마지막 순간에 달걀을 “휙 풀면, 이 또한 최고!”


● 갈비찜, 어머니의 그 맛!

“어 릴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칼집이 들어간 갈비찜”. 돼지고기든, 소고기든 일단 갈비 부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뒤 간장을 기본으로 약간의 국물을 “자작자작” 끓인다. 양념은 시중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양파와 사과를 갈아”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다면 “최대 5일까지 쉴 수 있는 이번 설날 식탁에 안성맞춤”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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