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정부 이라크·이란 정책 비판…“전략적 실수”

입력 2015-04-28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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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뉴스 캡처

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정부 이라크·이란 정책 비판…“전략적 실수”

'부시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이란 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그동안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온 점과 달리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

2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연맹’(RJC) 만찬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 완전철군 결정을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하면서 “IS의 발호는 결국 또 다른 알카에다의 재현”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 의혹과 더불어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와의 연계 혐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날 그는 “알카에다가 비록 이름을 (이슬람국가·IS로) 바꿨을지는 몰라도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여전히 그들의 최우선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2년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참수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현재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제임스 폴리 기자 등을 참수한) IS는 지금도 버젓이 TV를 통해 공개로 범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시작한 이라크 전쟁을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12월 ‘아름다운 종전’이라며 끝을 낸 행보를 언급했다. 그는 종전 이후 IS가 발호하는 등 오히려 이라크 사태가 악화된 것을 설명했다. 이는 결국 자신의 정책이 옳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틀렸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반드시 격퇴하겠다’고 했던 발언을 겨냥, “뭔가 얘기를 했으면 그것은 진심이어야 한다. 그들을 죽여야 한다”고도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주도의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도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핵협상은 장기적으로 미국 안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동이 현재 ‘혼돈 상태’라고 생각한다면 이 중동의 상황이 여러분의 손주 세대들에게 어떤 식으로 비칠지 생각해 보라. 미국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이란 핵협상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면서 “제재는 한 번 해제하면 되돌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부시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오바마 비판이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자신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측면 지원하려는 시도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존재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전략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데이비드 볼로소프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동생을 도와 유세에 나서면 유권자들이 ‘또 다른 부시가 왔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그는 될 수 있는 한 동생의 대권 도전 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사흘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RJC 리더십 모임행사에는 미국 전역에서 8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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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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