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리, 어린 생명을 위해 뛴다

입력 2016-01-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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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가 12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백병원에 소아환자들을 위한 치료비를 기부했다. 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대리 리를 대신해 부모가 성금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최명재 상계백병원 홍보실장, 어머니 서수진씨, 아버지 이상주씨, 김홍주 병원장, 박재현 신경과 교수. 사진제공|상계백병원

■ 소아환자 치료비 기부 ‘조용한 선행’


프레지던츠컵 수당 절반 상계백병원에 성금
“1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
‘희망 찾기 펀드’ 만들어 지속적인 기부 약속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한국이름 이진명·사진)가 고국의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조용한 선행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대니 리는 12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에 지난해 10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출전하며 받은 수당 약 15만 달러의 절반을 소아암 환자 및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으로 기탁했다. 대니 리는 8일부터 재개된 미국 PGA투어에 출전 중인 탓에 직접 병원을 찾지는 못했지만 대신 부모가 성금을 전달했다. 김명아 상계백병원 홍보팀장은 “12일 대니 리의 부모님이 병원을 찾아 성금을 전달했다. 성금은 소아암 및 소아환자 그리고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환자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니 리의 선행은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 팀장은 “부모님에 따르면 ‘대니 리의 희망 찾기 펀드’를 만들어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계획 중이며, 우리 병원에도 지속적인 기부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대니 리. 사진제공|프레지던츠컵조직위


대니 리는 프로 데뷔 이후 사회공헌활동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에서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 처음 기부하면서 소아환자들을 위해 성금을 내놓은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국내에 머물다 14일 미국으로 떠난 대니 리의 부친 이상주씨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이 결정하는 일이기에 크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연 뒤 “아들이 어려서부터 사회공헌활동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고 최경주 선수처럼 재단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꾸준하게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상계백병원에 성금을 기탁하게 된 배경은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아들도 기부를 통해 ‘1명의 어린생명을 더 살릴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니 리의 선행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계속됐다. 서울에서 태어나 8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간 대니 리는 출전료의 나머지 절반을 뉴질랜드골프협회와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골프장을 통해 주니어골퍼 육성기금으로 내놓았다. 또 모교에는 장학금을 기탁했다.

대니 리는 주니어시절 ‘골프신동’으로 불렸다.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기록(18세1개월)을 깼고, 2009년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4월 프로로 전향하면서 유러피언투어와 PGA투어에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7월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45위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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