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짜 정진우 음악’의 시작

입력 2016-09-30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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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사진=플라네타리움 레코드

‘K팝스타5’가 낳은 또 한명의 스타 정진우가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

정진우는 22일 자정 데뷔앨범 ‘In My Room’의 타이틀곡 ‘B side U’를, 22일 정오 ‘In My Room’의 수록곡 전곡을 공개하고 정식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정진우의 데뷔와 관련해 먼저 눈여겨볼 부분은 그가 속해있는 레이블이다.

‘K팝스타5’에서 정진우가 보여준 음악스타일을 볼 때 안테나와 계약을 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정진우의 선택은 산타뮤직의 산하 레이블인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였기 때문이다.

플라네타리움 레코드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정진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뜸 “세 가지가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정진우가 밝힌 첫 번째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존재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정진우가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를 심어준 그룹이다.

정진우는 “음악 제대로 시작한 계기가 나얼 선배님의 노래를 듣고 부터다. 그때부터 관심을 많이 갖게 됐고, 음악을 깊게 공부하기 시작했다”라며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를 다 좋아한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노래를 전부 다 외우고 따라 불렀고, 애드립까지 따라했다. 바이브레이션이 몇 번 떨리는 지까지 따라 했었다”라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열정적인 팬임을 밝혔다.

두 번째는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의 1호 가수인 케이지의 존재다. 정진우는 “케이지 선생님과는 인연이 있어서 내가 아무것도 모를 때부터 도와줬었다. 중학교때 예고 입시를 준비하다가 연습실에서 만났는데, 미디를 다루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래서 많이 물어보고 배웠었다. 편곡적인 부분은 케이지에게 많이 배운 거 같다. 그분이 소속된 회사라서 안심이 됐었다”라고 케이지와의 인연을 밝혔다.

세 번째는 친구 빌런(Villain)과의 의리 때문이다. 현재 정진우와 함께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에 소속된 빌런은 정진우의 미니앨범 ‘In My Room’의 1번 트랙 ‘집에 있을게’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정진우 이후 플라네타리움 레코드가 세 번째로 선보일 아티스트이기도하다.

정진우는 “빌런은 같은 크루로 활동한 친구다. 크루는 스무살 때부터 했는데, 고등학교때 같이 음악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결성했다. 힙합과 어반, 일렉트로닉 음악을 추구하는 크루다. 정식데뷔는 내가 첫 번째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어떻게 보면 정진우는 처음 가수에 대한 꿈을 키울 때부터 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산타뮤직과 인연이 닿아있었던 셈이다.

정진우, 사진=플라네타리움 레코드


그렇게 발을 들인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에서 정진우는 비록 아직 브라운아이드소울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자유로운 창작활동은 보장받을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첫 결과물이 ‘in my room’이다.

정진우는 “이 앨범 자체가 나스러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나오는 가사 내용이나 정서들이 다 나로 인해서 투영되는 것들이 크다. 자전적인 걸 많이 담고 싶었다. 받은 곡도 있지만, 나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진우는 “이번 앨범에서 괜찮았던 부분이 트랙리스트 순서다. 사랑을 할 때 만남과 호감, 즐거움, 이별 그런 식의 스토리적인 부분이 이어진다. 순서대로 들으면 그런 재미도 있을 거 같다”라고 감상 포인트를 밝혔다.

정진우 음악의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가사로, ‘광신도’ 같은 곡은 어떻게 이 멜로디에 이런 단어들을 사용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은 단어들로 구성됐다.

이에 정진우는 “가사는 그게 더 호소력이 있는 거 같아서 일부러 그런다. 단순히 라임을 맞춘다기보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단어들을 독특한 단어로 구체화시키는 거 같다”라며 “또 내가 말장난을 좋아한다. 아재 개그도 좋아한다. 말도 안 되는 장난을 하다가 ‘이거 괜찮다’ 그런 단어들을 쓰기도 했다”라고 독특한 작사법의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현시점에서 가장 ‘나스러운’ 음악과 가사들로 채워진 앨범인 만큼 정진우 스스로의 만족감도 높다. 정진우는 “지금의 내 시점으로 봤을 때 이 앨범은 가장 만족하면서 듣고, 구성이 마음에 드는 앨범이다. 마지막곡이 프랑스어로 ‘잘 자’라는 뜻이다. 대부분이 사람이 한명만 사귀어서 결혼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이 앨범은 그런 느낌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정진우가 ‘in my room’에 이처럼 높은 자신감과 만족감을 드러내는 이유에는 그 스스로의 가치관과 철학과도 관련이 있다.

정진우, 사진=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실제 정진우는 스스로 “나는 내가 (음악을)잘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 할 정도로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긍지를 지니고 있었다.

정진우는 “내가 음악을 하면서 못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잘한다고 자랑한 적도 없다. 다만 주변에 들으면 다들 좋아하니까 이 앨범에 만족을 한다”라며 “음악을 시작한 순간부터 아마추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K팝스타’에 나갔을 때도 난 아마추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물론 연예인적으로는 아마추어라고 생각하지만, 음악으로는 아마추어라고 생각한 적 없다”라고 음악가로서의 강한 프라이드가 자신의 음악의 힘임을 알렸다.

그렇다고 이것이 처음부터 완성형, 천재형 가수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정진우는 “‘음악의 완성’은 죽을 때까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우는 “완성됐다는 말은 주관적인 거 같다. 나는 죽을 때까지 완성은 안 될 거 같다. 그냥 나 스스로 도전을 해 보는 거 같다. 이만큼 보여주면 이만큼은 인정하겠지라는 확신이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진우는 “이번 데뷔 앨범은 내가 100을 가지고 있다면 3~40을 보여준 거 같다”라며 웃었다.

정진우가 스스로의 음악에 대해 이런 가치관을 갖게 된 건 ‘K팝스타’의 출연도 일조를 했다. 정진우는 “‘K팝스타’에서 나는 이루고 싶었던 걸 다 이루고 내려왔다. 내 스스로는 ‘이정도면 괜찮게 하고 있는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할지는 의문이 있었다. 그걸 증명 받은 게 ‘K팝스타’였다. 그런게 없었으면 산타뮤직에 못 왔을 거 같다”라고 ‘K팝스타’ 출연의 의의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K팝스타’는 정진우라는 가수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을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는 그 누구보다 정진우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정진우는 “‘K팝스타’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음악을 진지하고 끈적하게 하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은 이전의 모습과 많이 다른 걸 시도하는 앨범이다. 그리고 나를, 자신을 사랑하는 앨범이다”라고 말하며 ‘진짜 정진우의 음악’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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