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200m 金…리우보다 3초05 단축

입력 2016-10-1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태환. 스포츠동아DB

■ 제97회 전국체육대회

결승 1분45초01…전성기 기량 근접
“조금이나마 죄송함을 해소해 기쁘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지난날의 아픔은 털어냈다. 이제는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할 때다. 그렇게 또 다른 도전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 충남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97회 전국체육대회(7∼13일)다.

박태환(27·인천광역시청)이 10일 충남 아산 배미수영장에서 벌어진 대회 4일째 수영 남자일반부 자유형 200m 정상에 올랐다. 1분48초94로 예선을 통과한 뒤 결승에선 1분45초01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은 넘어서지 못했으나, 2013년 인천전국체전에서 역시 자신이 작성한 종전 1분46초42의 대회기록을 경신하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첫 공식 무대에서 건재를 알렸다.

스타트 반응부터 대단했다. 0.63초에 출발선을 박차고 나간 뒤 꾸준히 상대들을 압도했다. 24초67로 첫 50m 구간을 찍은 데 이어 100m는 51초33, 150m는 1분18초46에 끊었다. 8월 리우올림픽에서 이 정도만 해줬어도 은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박태환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레이스를 마친 뒤 “좋은 기록으로 (올림픽의) 죄송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징계, 그리고 국가대표 복귀를 둘러싼 거센 반대여론을 딛고 나선 리우올림픽에서 박태환은 고개를 숙였다. 마음고생, 부족한 준비가 겹쳤다. 전 종목 예선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200m는 1분48초06에 그쳐 전체 47명 중 29위에 머물렀다. 1500m 레이스는 아예 포기해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귀국 이후 3주간 쉬면서 과거를 지운 박태환은 호주에서 3주간 강화훈련을 했다. “리우올림픽은 인연이 아니었다. 체전 출전을 확정한 뒤 마음을 굳게 먹고 최대한 철저히 준비하려고 했다”는 말대로 철두철미한 프로그램을 짜 몸을 만들었다. 체력과 스퍼트에 초점을 맞춘 결과는 훌륭했다. “4월 국가대표 선발전(동아수영대회)보다 기록이 좋길 희망했다”던 바람도 이뤘고, 큰 희망을 얻었다.

4년 뒤 도쿄올림픽에 대해 “아직은 먼 이야기”라며 자세를 낮춘 박태환은 함께 레이스를 해준 후배들을 향한 고마움, ‘포스트 박태환’에 대한 속내도 전했다. 그는 “함께 열심히 한 후배들이 있어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국내대회를 뛰면서 진행과정 및 플랜 등에서 약간 아쉬움을 느껴왔다. 내 이후에도 좋은 선수가 나오기 위해서라도 꼭 부족함이 채워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박태환은 11일 주력종목인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아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