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점수 논란…‘프듀2’ 無논리에 국민 프로듀서 뿔났다

입력 2017-04-24 06: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듀스101’ 시즌1 ‘라차타’ 대결(왼쪽)과 시즌2 ‘10점 만점에 10점’ 대결. 사진|방송캡처

이쯤 되면 ‘논란 101’이다. 연습생 인성 논란부터 출연 분량으로 인한 형평성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이번에는 ‘점수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방송된 ‘프로듀스 101’ 시즌2 3회에서는 연습생들의 그룹 배틀 평가가 그려졌다. 이번 미션은 8개의 곡을 두고 연습생들이 16개의 그룹을 결성, 두 그룹이 한 곡을 두고 무대를 선보인 후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즌1과 방식은 같지만 승리의 보상인 추가 득표 ‘베네핏’은 3배로 ‘3000점’. 1차 방출을 앞둔 위기의 연습생에게는 어쩌면 구원이 될 ‘베네핏’이었다.

이 가운데 1조 윤지성 조와 2조 박우진 조가 2PM의 ‘10점 만점에 10점’ 무대를 꾸몄다. 포지션 별로 1:1 비교했을 때 윤지성을 제외하고 1조의 윤재찬(51점) 이후림(25점) 김현우(58점) 김태우(85점) 김태민(72점) 등 모두 2조 조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조의 개별 점수는 노태현(27점) 윤용빈(18점) 홍은기(34점) 박우진(31점) 최준영(28점).

1조의 서브보컬3 윤지성은 66점을 받았고 그의 상대 변현민은 100점을 획득했다. 승패를 가르는 변수는 2조의 ‘인기 연습생’ 안형섭이었다. 2조 안형섭은 무려 163점을 받았고 2조의 점수를 대폭 끌어올렸다.

‘국민 프로듀서’들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인원 수. 1조의 조원은 7명으로 2조보다 1명적었다. 애초에 7명과 8명의 대결이었지만 제작진은 ‘단순 합산’을 통해 승패를 가렸다. 결국 357점을 획득한 1조는 401점을 받은 2조에 패배했다.

방송 직후 국민 프로듀서들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과 포털 기사 댓글을 통해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인원수가 다른 조 대결에서는 시즌1 ‘라차타’ 대결처럼 ‘평균값’으로 계산해야 공정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듀스 101’ 시즌 1 당시 ‘라차타’ 대결에서 5명으로 구성된 1조와 4명이 모인 2조는 ‘평균값’으로 대결했다. 이에 따라 240점을 받은 1조는 48점, 314점을 받은 2조는 78점으로 계산됐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2조는 승리를 쟁취했다(총점도 높았지만 대결은 ‘평균값’). 시즌1의 계산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면 59.5점을 받은 윤지성 조(박우진 조는 57.2점)가 승리해야 했다. 결과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는 셈.

논란이 커지자 Mnet 측은 뒤늦게 24일이 되어서야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먼저 “지난 시즌 그룹 배틀 평가 ‘라차타’ 1조, 2조의 경우 단순 득표수 합산 기준으로 인원수가 적은 그룹이 승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말이 안 되는 입장이었다. 앞서 설명했듯 시즌1 ‘라차타’ 대결은 단순 득표수가 아닌 ‘평균값’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함께 전달된 입장도 수긍하기 어려웠다.

Mnet 측은 “국민 프로듀서의 기권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평균보다 단순 합산이 더 공정하다고 판단했다”며 “곡을 소화하는 개인별 능력과 팀워크 등의 조건이 구성원 수보다 많은 작용을 하는 조건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연습생은 인원수 불균평이 불가피하다는 것과 단순 득표수 합산에 따른 승패의 룰을 전달받았고 이후 배틀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입장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평균보다 단순 합산이 더 공정하다고 봤고, ‘구성원 수’는 다른 조건에 비해 투표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끼치는 조건이라는 것. 또한 모든 연습생들이 ‘단순 득표수’를 통해 승패가 나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강조했다.

하지만 입장 전체가 모두 모순이었다. 첫 번째는 기권 표가 평균값과 단순 합산 그 어디에도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기권 표로 인한 ‘핸디캡’이 있었다면 모를까. 또한 개인별 능력과 팀워크도 조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승패는 결국 개별 점수의 ‘단순 합산’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이 가장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연습생들이 이 불공정한 룰을 문제의식 없이 한마음으로 수용했을까. 연습생들이 룰을 수용하는 과정이 방송에 나오지 않았을 뿐 더러 국민 프로듀서에게도 이 룰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무(無) 논리의 공식입장은 오히려 화만 더 키웠다. 국민 프로듀서들은 “무슨 논리냐. 단순 합산으로 하려면 인원이 같아야 하지 않냐” “우리에게 국민 프로듀서라면서 왜 네들 마음대로냐” “PD가 확률과 통계부터 다시 배우고 와야 할 듯” 등 분노를 표출했다. 일각에서는 투표 보이콧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제작진은 한 매체를 통해 “번복은 없다”고 뜻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공식 사과와 번복 없이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