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소재·과도한 퓨전…‘사극불패’는 옛말

입력 2017-05-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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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사극 장르가 예전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군주-가면의 주인’과 SBS ‘엽기적인 그녀’가 종영한 KBS ‘화랑’과 SBS ‘사임당, 빛의 일기’(위부터 시계방향)의 부진을 회복할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피플스토리컴퍼니·래몽래인·오보이프로젝트·그룹에이트

MBC ‘군주’, 성적 비해 화제몰이 부진
SBS ‘엽기적인 그녀’도 기대 이하 평가
KBS ‘7일의 왕비’는 연산군 재탕 우려

‘사극=흥행 불패’의 공식이 어느새 무색해졌다. KBS 1TV가 정통사극을 제작하지 않으면서 퓨전사극이 득세하고 있지만 성적은 초라할 뿐이다. 올해 방송한 KBS 2TV ‘화랑’,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조용히 종영했다. 방송 예정인 사극의 사정도 여의치는 않다.

현재 지상파 방송 3사는 3편의 퓨전사극을 편성하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군주)과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방송 중이며, 31일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가 방송을 시작한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거나 낯익은 소재의 변주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군주’는 유승호가 연기하는 조선 사도세자 이선이 가면으로 신분을 숨기고 활동한다는 가상의 설정으로 극적인 재미를 주고자 했다. 방송 3주 만에 13.8%(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성적에 비해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지 못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는 차태현과 전지현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조선시대로 시대적 배경을 옮기는 구성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주원·오연서의 캐릭터와 시대가 따로 노는 ‘물과 기름’ 같다는 반응이 제기되며 과한 퓨전장르가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박민영이 주인공인 ‘7일의 왕비’가 이영애의 ‘사임당, 빛의 일기’에 이어 여주인공이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동안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7일 동안 왕비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단경왕후 신씨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일단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불과 보름 전에 종영한 ‘역적’ 속 연산군의 재등장은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반기 이어질 사극이 또 다른 돌파구가 될지도 관심사다.

7월 임시완과 임윤아의 MBC ‘왕은 사랑한다’와 11월 MBC가 편성을 논의 중인 차승원 주연의 ‘화유기’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특히 홍정은·미란 자매 작가의 차기작인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로맨틱 코미디와 판타지 장르로 재구성한다. 제작진은 손오공,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 등을 제2의 이름으로 사용하며 현대물로 착각할 만큼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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