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광은 청담동, 영화광은 명동으로 오라

입력 2017-06-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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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전반에 ‘도서관 전성시대’가 일고 있다.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 제공은 물론 고객 집객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고객들이 서울 코엑스몰 소재 신세계프라퍼티 ‘별마당 도서관’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사진제공 l 신세계

■ 소비자 유혹하는 ‘도서관 마케팅’

현대카드·CGV 등 특정분야 도서관
다채로운 체험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신세계프라퍼티 ‘별마당 도서관’ 등
고객들 매장방문 유도효과까지 한몫

‘도서관 전성시대.’

산업계 전반에 일고 있는 트렌드다. 단순히 공부하고 책 읽는 장소가 아닌, 관심 분야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 및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이 재탄생했다.

크게 ‘마니아형’과 ‘일반형’으로 나뉜다. ‘마니아형’은 관심 분야를 더욱 세분화한 것으로, 현대카드의 디자인·뮤직·트래블·쿠킹 라이브러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3년 ‘디자인 라이브러리’(서울 북촌), 2014년 여행 관련 서적 1만4700여권을 소장한 ‘트래블 라이브러리’(서울 청담동), 2015년 합주실 및 공연장을 갖춘 ‘뮤직 라이브러리’(서울 이태원)에 이어, 최근 ‘쿠킹 라이브러리’(서울 신사동)에 이르렀다.

‘쿠킹 라이브러리’는 요리·음식을 주제로 통해 미각·후각·시각·청각 등 다채로운 감각과 지적 욕구를 자극하는 공간. 각층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일반 건물과 달리, 각각의 층이 서로 단절되지 않고 수직으로 맞물리고 교차하는 열린 구조로 이뤄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현대차가 고양에서 운영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와 명동에 있는 CGV ‘씨네 라이브러리’도 각각 자동차와 영화 애호가들을 겨냥한 ‘마니아형’에 속한다.

‘일반형’도 눈에 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갖추고 있어 일반 고객들이 자유로이 들러 편하게 독서할 수 있는 게 특징. 신세계프라퍼티가 최근 코엑스몰에 오픈한 ‘별마당 도서관’이 대표적. 꿈을 펼친다는 의미의 ‘별’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마당’을 합친 것으로, ‘책을 펼쳐 꿈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소개. 회사 측은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에 5만권에 달하는 다양한 책과 해외 잡지를 비롯, 600여 종의 최신잡지와 e-book 시스템을 갖췄다”며 “라운지형·테이블형 등 다양한 책상과 의자를 배치해독서는 물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으로 선보였다”고 했다. 이밖에도 네이버 ‘그린팩토리’, 쉐라톤워커힐호텔 ‘워커힐 라이브러리’, 대신증권 도서관 등이 ‘일반형’ 도서관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도서관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마니아형’의 경우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 제공을 중요시한다. 현대카드 측은 “기존 ‘슈퍼콘서트’ 등 현대카드의 다양한 문화마케팅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하고 일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라이브러리는 지적인 공간이고 상시적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어서 기존 문화마케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즉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색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브랜드의 매력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일반형’의 경우 일종의 ‘풀 마케팅’ 전략과 맥을 함께한다.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어떻게 하면 고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가’가 골자다. 도서관을 찾아 소비자들이 몰려오면서 이를 통한 집객이 매출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공간마케팅의 장점이 가미된다. 잠재적 고객들이 붐비는 장소에 브랜드 노출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게 핵심. 고객들에게 실질적·감성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신규고객 확보·사회공헌·이미지 쇄신 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서관을 찾아온 고객에게 자연스레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브랜드와 함께 체험하고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놀이와 휴식 공간에 자연스레 브랜드를 노출시켜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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