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말소’ 이길용 기자 흉상 제막 성황리 개최

입력 2017-08-25 1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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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기자연맹과 체육언론인회는 25일 서울 중구 만리동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정관계와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길용 기자 흉상 제막식‘ 행사를 열었다. 사진제공|한국체육기자연맹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며 일제에 항거한 이길용 기자를 기념하는 흉상 제막식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체육기자연맹과 한국체육언론인회는 25일 서울 중구 만리동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이길용 기자 흉상 제막식’ 행사를 공동으로 열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희돈 체육기자연맹 회장과 이종세 체육언론인회 회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고(故) 이길용 기자의 3남인 이태영 체육언론인회 자문위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체육기자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흉상은 가로 60㎝, 세로 40㎝, 높이 190㎝로 제작됐다.

1936년 당시 동아일보 체육주임이었던 이길용 기자는 그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이 우승한 소식을 보도하면서 시상식 사진에서 손기정 가슴에 붙어있던 일장기를 지웠다. 서슬 퍼런 일제 강점기에 일장기 말소 사건을 주도한 이길용 기자는 당시 종로경찰서에 연행돼 고초를 겪었고 강제해직을 당했다. 동아일보는 8월 27일부터 9개월 동안 정간을 당하기도 했다. 광복과 함께 동아일보에 복직한 이길용 기자는 1945년 이후 서울시 고문, 대한체육회 고문을 역임하며 한국체육의 근대화에 앞장섰다. 그러나 1950년 6.25 전란 중 북한에 납치돼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됐고, 1990년 독립유공자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이길용 기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길용 체육기자상’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흉상 제막식 역시 일제에 맞서 싸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마라톤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손기정 체육공원에서 진행했다.

한편 체육기자연맹과 한국체육언론인회는 이날 흉상 제막식에 앞서 ‘이길용 기자의 스포츠와 시대정신‘이라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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