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진실 추적하는 기자, 그 뒤를 받친 편집장

입력 2017-10-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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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더쿱

8. 스포트라이트

부쩍 언론과 기자를 소재 삼은 드라마가 늘었다. 배우 유준상은 대한일보 탐사보도팀 스플래시를 이끌고(SBS ‘조작’), 김주혁은 ‘팩트’를 외치면서 HBC방송사 앵커 자리(tvN ‘아르곤’)에 앉아 뉴스를 전달한다. 이들의 모습은 ‘정의’의 또 다른 이름으로도 보인다.

비슷한 시기 마치 유행처럼 기자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방송된 여파인지 줄곧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이들 드라마가 막 기획될 무렵인 지난해 초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을 받은 ‘스포트라이트’다. 수상 직전 국내서 개봉했지만 관객은 30만 명에 그친,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영화이지만, 최근 등장한 드라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해 보인다.

‘조작’과 ‘아르곤’이 허구의 인물과 사연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면 ‘스포트라이트’는 실화를 그대로 옮겼다. 영화 주인공은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에서 탐사보도를 하는 스포트라이트팀. 이들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추적하지만 신성한 영역을 공격한다는 반대여론과 은폐시도에 맞닥뜨린다. 하지만 ‘진실을 알리자’는 신념으로 후퇴 없이 전진한다.

‘스포트라이트’에는 있고 ‘조작’이나 ‘아르곤’에 없는 것은 진실을 좇는 기자들을 응원하는 ‘데스크’의 존재다. 성추행 취재를 지시한 인물은 신문사에 새로 부임한 편집장. 사건을 은폐하려는 추기경의 비위부터 기사로 알리자는 기자들의 목소리에 이 젊은 편집장은 “우리는 추기경이 아닌 시스템을 지적해야 한다”며 더 큰 그림을 권유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포트라이트’를 두고 “이 시대 최고의 저널 영화”라고 평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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