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김현우 “라이벌이 잘 나가고 있다…다음 목표는 블라소프”

입력 2017-10-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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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는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0kg급 남자 일반부 정상에 올랐다.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단순한 금메달을 넘어 깔끔한 레슬링으로 감동을 주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충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자카르타에서는 77kg급에 금메달 도전
“화려한 기술보단 군더더기 없는 레슬링”


김현우(29)는 동갑내기 친구 류한수(이상 삼성생명)와 함께 대한민국 레슬링을 이끌어가는 주역이다. “나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자,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는 호기로운 선언으로 2012런던올림픽에 나선 김현우는 그레코로만형 남자 66kg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급을 74kg급으로 올린 이듬해 세계선수권을 제패했고, 2014인천아시안게임 우승(75kg급)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75kg급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우승에 실패했다. 다만 감동은 여전했다. 팔 부상을 안고 싸운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획득, 하계올림픽 2회 연속 메달권 진입이라는 값진 결실을 썼다.

물론 만족하지 않았다. 독기를 품었다.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순간보다는 상처를 한가득 입은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아픔을 금세 털어내는 성격이기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지 않으면 나태해질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현우는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75kg급)에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신을 이긴 선수가 결승에 오르지 못해 패자부활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 그간 국내대회에 집중했다. 부상 후유증이 남았고, 바뀐 국제규정에 감각이 무뎌졌다. 파리 세계선수권은 파테르(그라운드에 엎드린 자세)가 사라진 탓에 스탠딩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면 페시브 경쟁이 된다. 내년부터는 파테르가 부활해 다시 예전 체제로 돌아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함이 더해졌다. 불필요한 동작이 많이 나왔다. 실수도 많이 했다. 몸 상태도 그렇지만 내 자신이 준비를 덜했다.”

김현우는 이마저 변명이라고 했다. “경쟁자들은 알아줄 리 없다. 분명한 사실은 오랜 라이벌 로만 블라소프(러시아)가 계속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지간한 타이틀은 경험한 지금은 블라소프를 확실히 눌러주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김현우는 26일 폐막한 제98회 전국체육대회(충북 일원)에서 남자 일반부 80kg급 금메달을 땄다. 충주에서 활짝 웃었다. 가볍게 몸을 푼 그는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더 이상 내려갈 바닥이 없다.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다만 우승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을 참이다. 국가대표가 돼 줄곧 되새긴 목표를 바라본다. “미치도록 레슬링을 잘하고 싶다. 몸을 풀 때부터 영감을 주고 싶다. 후배들이 내 빈 자리를 많이 느끼는 큰 영향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다”던 김현우는 “점수를 많이 얻는 것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필요 없다. 결점 없는 완벽함,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에 욕심을 내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자카르타에서는 77kg급에 도전한다.

충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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