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맨헌트’ 오우삼의 답습작…하지원 열연이 아깝다

입력 2018-01-26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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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리뷰] ‘맨헌트’ 오우삼의 답습작…하지원 열연이 아깝다

영화 ‘맨헌트’는 일찍이 홍콩 느와르의 거장 오우삼 감독과 배우 하지원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지난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공개된 ‘맨헌트’에서는 거장과 국민 배우의 ‘만남’ 그 이상의 매력을 찾아볼 순 없었다.

‘맨헌트’는 하룻밤 사이에 살인 사건에 휘말린 변호사 ‘두 추’와 그를 뒤쫓는 형사 ‘야무라’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오우삼 감독이 일본 국민 배우 故 다카쿠라 켄에게 바치는 헌사의 의미로 그의 대표작이었던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를 31년 만에 리메이크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웅본색’ ‘첩혈쌍웅’으로 느와르의 지평을 연 오우삼 감독의 영화답게 액션, 범죄, 느와르 장르에 충실했다. 비밀스러운 글로벌 조직, 그들의 비밀을 손에 쥐고 있는 위기의 주인공, 고독한 킬러. 슬픈 과거를 지닌 정의로운 경찰과 어수룩하지만 열정 넘치는 신입 경찰 여기에 약혼자를 잃은 미망인까지 익숙하다 못해 전형적이다. 치열한 심리전도 놀라운 반전도 없었다. 일차원적인 캐릭터들의 대립은 긴장감을 끌어내지 못했고 단순한 플롯의 나열은 지루했다.


‘맨헌트’는 오토바이부터 제트스키까지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한 추격전과 강도 높은 격투 신으로 지루함을 달래고자 노력했다. 오우삼 감독은 “이번 작품의 액션 디자인은 과거 내 스타일을 관철해 다른 환경과 새로운 액션으로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 무대가 일본이기 때문에 확실히 ‘배경’은 다르나 새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 작품의 답습에 그쳤다는 말이다. 오우삼 감독의 트레이트 마크인 비둘기의 등장은 재미보다는 억지스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작품에는 한중일 톱스타들이 나선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글로벌 스타들의 총출동은 ‘맨헌트’의 가장 큰 강점이자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기 충분했다. 중국 배우 장한위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변호사 ‘두 추’를 맡았고 일본 톱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경찰 야무라를 연기했다. 국내 관객에게는 ‘곡성’으로 익숙한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과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던 다케나카 나오토 또한 반가운 캐스팅이다. 중국의 이너 치웨이, 일본의 사쿠라바 나나미도 볼 수 있다. 오우삼 감독의 딸이자 중국 배우인 안젤리스 우도 ‘맨헌트’에서 주요 인물을 꿰찼다.

그리고 대한민국 액션 퀸 하지원도 ‘맨헌트’에 함께했다. 특별출연한 쿠니무라 준보다 분량이 적지만 존재감은 빛난다. 그는 여성 킬러 ‘레인’을 맡아 총격전부터 오토바이 추격전 그리고 맨몸 액션에 몸을 던졌다. 드라마 ‘다모’ 영화 ‘형사’ 등에 호평 받은 배우답게 녹슬지 않은 액션을 선보였다. 특히 하지원은 고난도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하지원의 액션에 대해 오우삼 감독은 “하지원을 만났을 때 영화에 딱 맞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액션을 너무 잘해서 놀랐다”고 칭찬했다.

하지원은 아시아 배우들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졌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오우삼의 딸 안젤리스 우와는 진한 워맨스를 그려내기도 했다. 납득이 안 되는 이유로 타깃에게 흔들려 결정적인 순간 망설이는 설정을 빼고는 나무랄 데 없었다.

오우삼의 ‘정통’ 액션 느와르라는 말로 포장한 뻔한 액션 느와르 ‘맨헌트’. 극 후반부 캐릭터의 대사에 담긴 듯이 "옛날 영화"에 머무른 이 작품은 1월 25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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