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 몰살한 ‘비둘기 사격’·사람 잡은 ‘인명구조 경기’

입력 2018-02-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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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경기를 국가대표 선수들이 했을까’ 싶은 올림픽 종목들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사실. 대부분 지나치게 위험하거나 황당해 폐지된 종목들이었다. 사진출처|이슈텔러 유튜브 화면 캡처

■ 잔인하고 위험했던 초창기 올림픽

대포 쏘기 종목, 멀쩡한 농가 박살내 폐지
불 질러 끄는 소방경기, 너무 위험해 아웃
평화상징 비둘기 사격, 잔인해서 결국 퇴출
상대 머리 피날 때까지 때린 ‘싱글스틱’ 엽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도 어느덧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그런데 올림픽 종목은 대회 때마다 일부 더해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

최근 한 유튜버가 올림픽 시즌을 맞아 올린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슈텔러가 제작한 이 영상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영구히 폐지된 올림픽 종목들을 모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폐지사유가 흥미롭다. 지나치게 잔혹하거나, 엽기적이어서 사라져야 했던 것이다. 영상 속의 엽기종목들을 소개한다.

올림픽의 ‘종목 잔혹사’에서 제왕(?)의 자리는 응당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에 돌아가야 마땅할 것이다. 이 해 올림픽에서는 그야말로 황당한 종목들이 대거 채택되었다가 대거 폐지되었던 것이다.

‘대포 발사 종목(캐논슈팅)’도 그 중 하나이다. 대포를 쏴 거리와 정확성을 재는 경기였지만 잘못 쏜 포탄이 멀쩡한 농가를 박살내는 바람에 폐지됐다.

‘소방경기’는 일부러 불을 지른 후 마차에 물을 싣고 와서 빨리 불을 끄는 위험천만한 경기였다. 당연히 1회 만에 사라졌다.

사진출처|이슈텔러 유튜브 화면 캡처


‘푸들털깎기’도 있었다. 제한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은 푸들의 털을 깎느냐를 겨루는 종목이었는데 프랑스의 시골에 사는 여성 농사꾼이 2시간 동안 17마리의 푸들 털을 깎아 우승했다.

‘열기구 레이싱’과 ‘연날리기’ 종목도 있었다. ‘열기구 레이싱’은 떠오르기, 멀리가기 등을 평가하는 종목이었는데 ‘지루하다’는 이유로 폐지되고 말았다. ‘연날리기’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돌풍이 불어 중단되었다고 한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사격’은 살아있는 비둘기를 날려 보낸 뒤 총으로 쏘는 잔인한 종목이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희생된 비둘기만 300마리. 비난여론으로 역시 사라졌다.

사진출처|이슈텔러 유튜브 화면 캡처


‘인명구조’ 경기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후 심폐소생술까지 실시하는 종목이었다. 문제는 사람을 물에 일부러 빠뜨린 뒤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기 도중 실제 익사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영구퇴출됐다.

올림픽 사상 최악의 엽기적인 올림픽으로 기억될 파리 올림픽 외에도 비슷한 이유로 폐지된 종목들이 있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인 ‘싱글스틱’도 그중 하나이다. 펜싱의 세부종목 중 하나로 두 명의 선수가 목검을 들고 마주서서 상대방의 머리를 때리는 경기였다. 상대방 머리에서 피가 나면 이기는 것이 룰이었다고.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1회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는 ‘권총 결투’ 종목이 있었다. 물론 진짜로 사람끼리 총을 쏘는 것은 아니고 사람모양의 표적을 놓고 사격을 했다. 특이한 점은 표적 위에 당시 유행하던 프록코트를 입혀놓고 목을 향해 총을 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폐지되었으며 이유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고.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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