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살인소설’, 유권자에게 고하다

입력 2018-04-1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살인소설’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페퍼민트앤컴퍼니

부패정치인 비리 적나라하게 묘사
6·13 지방선거 앞두고 주목할 영화


거침없는 정치풍자를 통해 부패한 정치인과 이제 막 정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까발리는’ 발칙한 영화가 나왔다. 마침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일 정치와 선거 관련 이슈가 나오는 상황에서 누구를 뽑을지 마음 정하지 못하는 부동층 유권자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할만한 ‘필(必)관람’ 영화다.

25일 개봉하는 ‘살인소설’(감독 김진묵·제작 리드미컬그린)은 스릴러 장르이지만 사실 정치 풍자 블랙코미디의 성격이 짙다. 지방선거에 나설 집권여당 시장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 소설을 쓰는 청년 순태(지현우)가 극의 주축이다. 경석은 유력 국회의원인 장인이 맡긴 비자금을 숨기기 위해 아내의 별장을 찾았다가 수상한 순태를 만나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든다.

‘살인소설’은 무엇보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처음엔 엉뚱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하나둘씩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에 얽혀가는 경석은 선거 출마를 앞둔 예비 정치인의 ‘바닥’을 그대로 보인다. 오만과 야비함을 드러내다가 더는 통하지 않는 순간에 맞닥뜨리자 그는 고개를 90도로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해서, 관객의 폭소가 터져 나올만한 결정적인 장면이다.

오랜만에 영화 주연으로 나선 지현우와 오만석은 별장 주변에서 하룻밤 사이 벌어지는 사건을, 서스펜스와 블랙코미디를 넘어 스릴러 장르로 확장해 표현한다. 지현우는 “기존과 다른 연기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이런 마음을 갖게 하는 캐릭터를 기다려왔고 대사를 하면서도 쾌락을 느꼈다”고 만족해했다.

‘살인소설’은 개봉을 앞두고 3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제38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주간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제는 주로 실험적인 영화들을 소개한다. ‘살인소설’의 새로운 시도가 국제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은 결과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