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택한 안창림의 숙원사업, 숙적 오노를 넘어서라!

입력 2018-08-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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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대표팀의 대들보 안창림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2년 전 겪은 올림픽 16강 탈락의 아픔을 씻어낸다는 의지다. 일본 귀화 제의를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선택한 그가 금메달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일본의 오노 쇼헤이다.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유도 남자 73㎏급 금메달에 도전하는 안창림(24·남양주시청)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회복의 기회다.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을 달고 출전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 체급에서 16강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든 뒤 누구보다 절치부심한 그의 또 다른 도전이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창림은 쓰쿠바대학교 2학년 때 일본의 귀화 제의를 받았을 정도로 좋은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그는 조국을 택했다. 2014년 11월 귀국해 용인대학교에 편입했고, 한국에 온 지 9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꾸준히 국가대표 신분을 유지하며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올해는 중국 후허하오터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랑프리대회 이 체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AG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그야말로 짧고 굵다. “꼭 금메달을 따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세계 최강으로 통하는 오노 쇼헤이(일본)다. 오노는 일본 특유의 기술유도에 파워까지 겸비한 선수다. 특히 허벅다리 기술이 워낙 뛰어나 중량급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힘을 앞세워 정면승부를 펼치는 성향에 기술과 디테일까지 겸비한 그를 막기는 쉽지 않다. 리우올림픽과 올해 뒤셀도르프 그랜드슬램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안창림에게 ‘타도 오노’는 ‘숙원사업’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상대전적은 4전 전패로 열세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오노의 파워를 버텨내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도 소화했다. 그러나 안창림이 16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오노와 맞대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노는 결승에서 이 체급 강자 중 한 명인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를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으로선 이번 AG에서 또 한 번 설욕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대진운도 좋다. 안창림과 오노의 맞대결은 둘 다 결승에 진출해야 성사된다. 안창림은 센드-오치르 소그바타르(몽골), 오노는 잔사이 스마굴로프(카자흐스탄)만 넘어서면 결승행에 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의 또 다른 이 체급 강자인 오드바야르 간바타르(몽골)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안창림이 그토록 바라던 ‘타도 오노’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플레너리홀 매트 위에서 뜨거운 승부가 펼쳐진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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