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처’ 보듬는 가을 스크린

입력 2018-10-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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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왼쪽)-‘뷰티풀 데이즈’. 사진제공|커넥트픽쳐스·콘텐츠판다·스마일이엔티

‘폴란드로 간 아이들’ ‘뷰티풀 데이즈’ ‘여보세요’
전쟁 고아·탈북민들의 아픔 다뤄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분단의 생채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듬는 작품들이 잇따라 관객을 만날 채비를 갖췄다. 최근 ‘공작’ ‘강철비’ ‘VIP’ ‘공조’ 등 분단 상황에서 빚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가 대부분 한반도 비핵화 등 정치적 문제를 액션과 버무린 대작이었다면, 최근 제작되거나 개봉을 앞둔 작품들은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아픔을 겪은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차분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과 ‘뷰티풀 데이즈’, ‘여보세요’ 등이 그 무대다.

31일 개봉하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배우 추상미가 연출했다. 추상미는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여명의 북한 전쟁고아들과 이들을 보살핀 폴란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나치의 폭압을 겪은 폴란드인, 아픔 속에 먼 외국으로 보내진 전쟁고아들의 아픔을 추상미는 탈북소녀와 함께 현지로 날아가 보듬어 안는다.

‘뷰티풀 데이즈’와 ‘여보세요’는 탈북민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뷰티풀 데이즈’는 북한을 탈출한 엄마와 14년 만에 한국에 스며든 아들이 겪는 아픔을 그렸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과 함께 최근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은 영화는 이나영이 6년 만에 선택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월21일 관객을 만난다.

부지영 감독의 단편영화 ‘여보세요’에 출연하는 배우 이정은. 스포츠동아DB


‘여보세요’는 최근 ‘함블리’라는 애칭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정은이 나선다. ‘카트’의 부지영 감독이 연출하는 단편영화로, 치매 어머니를 부양하며 살아가던 여성이 탈북여성으로부터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분단이 빚어낸 문제를 평범한 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내 11월 말 개막하는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세 작품은 분단 상황과 그로 인한 거시적 문제보다 각 개인의 이야기로 치환되는 아픔을 바탕에 깔고, 거기서 받을 수밖에 없는 상처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꿈꾸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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