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동석 “나의 액션연기 필수 조건은 몸무게 100kg”

입력 2018-11-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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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난황소’로 관객을 찾는 배우 마동석. 영화에서 납치된 아내를 찾아 나선 그는 어둠의 세력에 맞서고, 그 과정에서 전매특허인 액션을 펼친다. 이번에는 거침없이 뚫고 나가는 ‘주먹 액션’을 보인다. 사진제공|쇼박스

■ ‘성난황소’ 마동석에게 물었다

10년 전 부상…근육량 줄면 액션 위험
같은 액션? 성난황소는 ‘분노의 주먹’
다작 우려의 시선 많지만 멈출 순 없어
美 진출보다 한국영화 알리는 게 먼저


영화계에서 가장 바쁜 한 명의 배우를 꼽으라면 마동석(47)이다. 1년에 여러 편의 영화에 참여하는 배우는 많지만 주연작을 서너 편씩 공개하는 일정은 아무나 소화할 수 없다. 먼저 실력이 바탕이 돼야 할 일. 이에 더해 제작자와 투자사가 원하고, 관객이 보고 싶은 배우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자주 얼굴을 비추다보니 마동석은 뜻밖의 반응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2016년 ‘부산행’, 지난해 ‘범죄도시’의 연이은 흥행으로 주가를 높인 그가 올해 배급 일정에 따라 다섯 편의 주연영화를 차례로 내놓는 상황에 처하자, 일부에선 ‘이미지 소모’를 지적하고 있다. 대중의 열렬한 반응, 한편에서 고개 드는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는 마동석이 주연 다섯 편 중 마지막인 ‘성난황소’를 22일 내놓는다. 개봉을 앞둔 마동석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앉았다. 그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이는 다섯 개의 질문을 던졌고, 다섯 개의 대답이 돌아왔다.


다작?
마동석이 올해 내놓는 주연영화 목록은 이렇다. 팔씨름 소재의 ‘챔피언’, 저승의 세계를 펼친 ‘신과함께-인과 연’, 인간과 귀신의 합동수사 ‘원더풀 고스트’, 사라진 여고생을 둘러싼 액션스릴러 ‘동네사람들’ 그리고 ‘성난황소’다.

아무리 변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고유한 외모와 개성이 워낙 도드라진 탓에 몇몇 영화에서 비슷한 모습이다. 때문에 다작 활동에 냉정한 시선이 제기된 것도 사실. 마동석은 “여론을 귀담아 듣는다”면서도 “한자리에 머무를 순 없다”고 했다.

“여러 의견이 나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행히 ‘범죄도시’가 끝나고 조금 다른 분위기의 역할이 들어온다. 많지 않고, 조금 더. 하하.”

액션? 마동석의 영화는 대부분 그가 가진 특별한 재능을 그대로 녹여낼 때가 많다. 복싱 등 여러 종목을 섭렵한 이력은 그의 액션연기에 자주 활용된다.

‘성난황소’에서도 액션이 한 축을 이룬다. 과거를 잊고 건실하게 살던 동철(마동석)은 영문도 모른 채 아내(송지효)가 납치를 당한다. 착실하게 살아가려던 그는 아내를 찾으려고 거침없는 추격을 벌인다.

“나를 기타에 비유해보자. 클래식기타, 전자기타도 다 같은 기타에 속하지만 내는 소리는 조금씩 다르다. ‘범죄도시’ 때 형사는 사람을 다치지 않게 제압하는 느낌이었다. ‘성난황소’는 걸림돌에 뚫고 나가는 인물이다. 분노를 주먹으로 보여주려 했다.”

영화 ‘성난황소’에서의 마동석. 사진제공|쇼박스


부상? 액션이 많지만 뛰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무릎이 좋지 않기도 하고, 10년 전 겪은 사고 탓 역시 크다.

마동석은 드라마 촬영 도중 세트가 무너지는 사고로 척추와 가슴뼈가 부러졌다. 병원신세도 오래졌고, 어깨 수술도 두 번 받았다. 다행히 재활에 성공한 그는 사고 전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예전엔 영화 촬영을 앞두고 체중을 20∼30kg씩 뺐다. 하지만 사고 뒤 체중을 빼고 근육이 준 상태에서 액션을 하면 위험하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몸무게를 100kg대로 지키고 있다. 나는 몸이 마른 역할은 못한다.(웃음)”

그런 마동석은 “주어진 상황에서 변주를 하겠다”고 했다.

“어릴 때 ‘록키’를 보고 자라서인지 액션을 동경하지만 계속할 순 없잖아. 곧 한계가 올 거다. 인생의 마라톤에서 새로운 구간이 찾아오지 않겠나.”


기획?
마동석의 수식어 가운데 이젠 ‘팀 고릴라’를 빼놓기 어렵다.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 웹툰 작가들이 모인 창작집단이다. 약 20명이 몸담고 있다.

그는 요즘 이런 질문도 자주 받는다. ‘연기도 벅찰 텐데 굳이 영화 기획가지 하느냐’는 물음이다. 마동석은 이렇게 답한다.

“전체를 보게 된다. 연기에 도움 되는 건 물론이다. 우리에겐 이런 방식이 낯설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정착되지 않았나. 천천히,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려 한다. 한국영화는 해보지 않은 시도부터 호러 장르도 있다. 다들 실력자다. 내가 가장 부족하다.”

배우 마동석. 사진제공|쇼박스


해외? 마동석의 존재는 할리우드서도 유명하다. 최근 내한한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제이슨 블룸은 함께 작업하고픈 한국배우로 마동석을 꼽았다. 그의 미국 이름인 ‘동 리’는 영화 관련 외신에도 자주 등장한다.

마동석은 “할리우드 제안은 꾸준하고 지금도 이야기하는 게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1년에 서너 편씩 주연을 하는 상황에서 시간을 통째 빼서 할리우드로 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그는 “할리우드 진출도 좋지만 한국영화를 해외에 더 많이 보이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2019년도 그는 분주하다. 내년 하정우와 더불어 ‘백두산’ 촬영을 시작한다. 백두산 화산폭발 소재의 블록버스터다. 마동석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지질학자 역할”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실은 ‘마동석 같은 지질학자’”라고 귀띔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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