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트라우마 치유하는 ‘재활·힐링 승마’

입력 2018-12-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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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힐링 승마가 소방관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나 우울증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마사회가 올해 전국 소방관 1000명에게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재활·힐링 승마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진행한 효과성 연구의 결과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전국 소방관 1000명 중에서도 ‘고빈도 외상사건 경험’ 소방관 73명에게 말을 이용한 특별 승마프로그램(EAL, Equine Assisted Learning)을 9월11일부터 11월21일까지 시행하고, 참여자의 심리적 스트레스의 변화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재활·힐링 승마와 달리 EAL프로그램은 승마장에서 시행하는 학습 활동이 일상생활과 연계되도록 유도한다.

성균관대학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삼성서울병원 예방재활센터장, 대한재활승마협회 회장)가 총책임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PTSD, 우울 증상, 해리 증상(기억상실), 정서조절 곤란 증상 등 4가지 진단 척도를 사용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73명의 연구대상자 중 출석일수 미달자 등을 제외한 6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프로그램은 6회의 지상활동, 10회의 기승활동으로 이뤄졌다.

연구에 참여한 63명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군은 사전에 31명에서 16명, 우울 위험군은 24명에서 9명, 해리경험 고위험군은 3명에서 2명으로 각각 감소됐다. 진단척도에 의한 점수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척도는 6.48에서 4.06, 우울감은 14.79에서 8.08, 정서조절곤란척도는 81.37에서 73.89로 감소됐다. 다만 해리경험은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7.62에서 5.78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소방관 대상 EAL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PTSD, 우울, 정서조절 곤란 등으로 고통 받는 소방관에게 효과적인 중재 방법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를 이끈 김연희 교수는 “이런 결과는 앞으로 소방관뿐만 아니라 경찰관, 학교밖 청소년, 보호관찰 청소년 등 다양한 대상자들을 EAL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레저 승마인구 확산과 더불어 정서 및 행동문제를 가진 일반인을 위한 EAL프로그램의 확대 시행으로 말의 가치를 증가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재활·힐링 승마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다른 직군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추가 연구와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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