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의 2년 연속 장학금 기부 사연

입력 2019-01-22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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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오른쪽). 사진제공 | 장소연 해설위원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배구 꿈나무를 위해 2년 연속으로 장학금을 내놓아 화제다.

이 사실은 21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벌어진 2019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알려졌다.

대한배구협회가 주관하는 배구인의 밤은 대한민국 배구발전에 공헌한 각 분야의 배구인과 단체에 상을 주고 축하하면서 배구인의 친목을 다니는 연례행사다.

이날 사회를 맡았던 윤성호 SBS스포츠 캐스터는 행사진행 도중 “제 단짝 장소연 위원이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그럴 수 없다. 장 위원이 배구 꿈나무를 위해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고 전격적으로 털어놓아 참석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장소연 위원이 내놓은 돈은 사연이 있었다.

그는 2017년 대한배구협회의 행정착오로 그동안 받았어야 할 체육연금(정식 명칭은 경기력향상연금)을 13년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소연 위원은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또 올림픽도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출전해 연금을 받을 최소점수 20점을 넘었는데 협회의 컴퓨터 오류로 이를 정확하게 기록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동안 연금을 받지 못했다.

그와 함께 출전했던 세터 출신의 은퇴선수가 대한배구협회에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밝혀졌다. 협회는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후 대책에 나섰다. 그동안 받지 못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장 위원은 이 때 대한배구협회가 내놓은 1000만원 전부를 배구 꿈나무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대한배구협회의 관계자는 “윤성호 캐스터가 말했던 1000만원은 그때 기탁한 돈으로 배구 유망주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됐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올해도 또 돈을 기부했다. 윤성호 캐스터도 그 사실까지는 잘 몰랐던 것 같다. 본인이 한사코 밝히기를 꺼려해 우리도 그 이상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했다.

장소연 위원은 22일 이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 때도 2년 연속 장학금 기부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그는 “지난해 이런저런 이유로 장학금을 내놓고 보니 기부의 기쁨을 알게 됐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뿌듯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올해도 작은 액수지만 기부를 했다. 큰일도 아니고 많은 돈도 아니어서 주위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2019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배구 꿈나무 누군가가 받은 상금이나 장학금은 장소연 위원이 기탁한 돈 일수도 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를 상징했던 전설의 미들블로커는 “국가대표선수로 오랫동안 뛰었다. 올림픽 출전 3번이면 12년인데 그 사이에 아시안게임도 3번 참가하면서 태릉선수촌에서 힘들게 운동했던 기억이 새롭다. 한 때는 그 훈련이 너무 힘들어 김철용 당시 감독에게 대표팀에서 빼달라고 사정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힘든 과정을 거쳐 대표선수로 출전해왔던 것이 자랑스럽다. 올해 우리 후배들도 열심히 해서 꼭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대표팀의 선전을 당부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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