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기술’ vs ‘취업이 장난’

입력 2019-02-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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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슈퍼인턴’-채널A ‘굿피플’-tvN ‘문제적 보스’(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엠넷 ‘슈퍼인턴’ 방송 화면 캡처·채널A·tvN

■ 늘어나는 취업 소재 예능프로그램…이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슈퍼인턴·해볼라고·굿피플 등 봇물
유망직종 면접 팁·업무 소개 긍정적
일각선 사회적 이슈 희화화 지적도


취업이나 직장생활을 주제로 한 ‘오피스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인턴이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현재 방송 중인 엠넷 ‘슈퍼인턴’, tvN ‘해볼라고’, 3월 방송 예정인 채널A ‘굿피플’과 tvN ‘문제적 보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극심한 취업난 현상을 발 빠르게 반영하려는 예능프로그램의 포맷 변화 시도로 풀이된다.

‘슈퍼인턴’은 ‘3대 연예기획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정규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인턴십을 운용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티스트를 위해 컨설팅을 하고, 이벤트에 유명인사들을 초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턴들의 모습은 연예기획사의 일상적 업무를 잘 몰랐던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예인들이 한국조폐공사와 모 편의점 본사 등 공공기관과 기업의 면접을 거쳐 신입사원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해볼라고’는 독특한 면접 전형 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채널A는 변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일정기간 인턴 변호사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굿피플’을 제작 중이다. tvN도 연기자 정준호, 가수 토니안 등 연예인 CEO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재직 중인 직원들의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문제적 보스’를 3월2일 내놓는다.

각 방송사들이 이처럼 잇따라 내놓는 ‘취업 예능’은 청년 실업률과 취업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청년 체감실업률이 23.2%까지 치솟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다루며 시청자 시선을 붙잡으려는 의도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유망 직종 이면에 숨겨진 업무환경이나 취업준비생들이 눈여겨 볼 만한 면접 노하우 등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가벼운 시선으로 이를 담아내 심각한 사회적 이슈를 희화화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누군가에겐 절실한 문제를 단순한 웃음의 소재로만 활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연예인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일하는 과정 역시 작위적인 연출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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