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경기장 시대’ 대구, K리그 첫 네이밍 라이츠까지 새 역사

입력 2019-02-20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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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대구FC의 2019시즌은 아주 특별하다. 유의미한 도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로·아마추어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을 품에 안은 대구는 세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다. 정규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대회 조별리그에서 경쟁한다.

유쾌한 도전은 또 있다. 공사비 500억 원을 들여 옛 대구시민운동장을 리모델링해 1월 말 완공된 축구전용경기장(애칭 포레스트 아레나)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다. 대구시는 구단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경기장의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명명권)’를 선물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를 비롯한 대구 구단 구성원들은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고, 대구은행과 합의에 이르렀다. 축구계에 따르면 연간 약 15억 원(추정치) 규모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다. 다년 계약이냐, 연간 단위 계약이냐가 사실상 마지막 과제로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까지 결론이 도출된다.

‘네이밍 라이츠’는 에미리츠 스타디움이나 알리안츠 아레나처럼 유럽축구에서 흔하고,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SK와이번스 행복드림구장이나 삼성 라이온즈파크 등 비슷한 사례가 있으나 K리그는 대구가 최초의 역사를 쓰게 된다.

현재 시점에서 신축경기장의 공식 명칭은 대구은행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DGB대구은행파크’가 유력하다. 포레스트 아레나는 수원 삼성의 안방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빅 버드’처럼 애칭으로 남는다.

대구은행은 대구 구단의 메인스폰서다. 연간 30억 원씩 꾸준히 투자해왔다. 만약 명명권도 확보하면 연간 40억 원 이상을 대구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 전국구 은행으로 널리 알려질 기회다.

다만 명명권은 국내에만 해당된다. ACL은 일체의 마케팅 권한을 AFC가 갖고 있어 구단이 자체 스폰서들을 노출할 수 없다. 생수 제조업체명을 가릴 정도로 철저하다. 대구 구단은 ACL에서는 홈구장을 ‘포레스트 아레나’ 혹은 ‘대구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부를 계획이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수 없으나 대구은행과 거의 협의가 이뤄진 건 맞다. K리그 첫 사례인 만큼 충분히 긍정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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