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준영 구속 경찰조사·승리 혐의 인정·최종훈 뇌물 제안 혐의

입력 2019-03-22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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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구속 경찰조사·승리 혐의 인정·최종훈 뇌물 제안 혐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공유(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구속된 상태로 첫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오후 정준영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입감된 정준영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정준영은 구속 후 첫 심경에 대해 묻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임민성 부장판사는 21일 정준영에 대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피의자(정준영)가 제출한 핵심 물적 증거의 상태 및 그 내역 등 범행 후 정황,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해자 측 법익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구속심사에 앞서 정준영은 법원에 일찍 출석해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관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요지의 답을 내놓은 뒤 “수사기관의 청구 내용을 일절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모든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준영은 “나로 인해 고통받으신 피해 여성분들과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은 여성분들, 내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에게 사과한다”며 “앞으로도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고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정준영은 2015년 말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전송하는 등 불법 촬영물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를 받는다.

정준영을 피의자로 전환한 경찰은 지난 14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정준영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정준영으로부터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리는 휴대폰을 포함한 총 3대의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았다. 정준영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하기도 했다. 정준영과 같은 혐의로 구속된 김 씨로부터도 휴대폰 1대를 제출받아 수사 중이다.

그런 가운데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공유(유포) 혐의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강남 유명 클럽인 ‘버닝썬’에서 출발한다. 애초 직원의 고객 폭행 사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버닝썬’은 각종 범죄와 비리의 온상이었다. 마약·탈세·성접대·성매매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안에는 ‘버닝썬’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던 승리가 주요 인물로 자리한다.

특히 승리는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버닝썬’ 관련자, 지인 등과 나눈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이 공개되면서 의혹이 시작됐다. 승리는 성접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경찰은 피내사자이던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돼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그사이 승리에 대한 의혹은 추가됐다. 성접대가 의심되는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은 물론 억대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도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과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내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이 피의자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승리는 또다시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약칭 국과수)의 정밀검사 결과, 마약 음성 판정을 받으나, 최근 경찰이 승리의 코카인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진술 및 증거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 등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 속에 승리는 21일 오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돼 비공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16년 유 씨와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도 유흥주점처럼 불법운영한 혐의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할 경우 유흥주점보다 세금을 덜 낸다. 경찰은 같은 날 유 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승리는 몽키뮤지엄 운영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가 몽키뮤지엄을 개업하면서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것.

강남경찰서는 2016년 개업 당시 주변 업소의 신고로 몽키뮤지엄을 적발해 영업담당자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강남구청은 몽키뮤지엄에 408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몽키뮤지엄은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내고 영업을 계속했다가 지난해 8월 폐업했다.

한편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은 불법 촬영물 공유(유포) 혐의 외에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종훈을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최종훈을 단속했던 경찰은 최종훈이 현장에서 200만 원을 주겠다며 사건(단속 사실)을 무마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경찰은 최종훈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멤버로, 잠든 여성의 사진이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해 공유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입건된 최종훈은 2016년 2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벌금형 처분을 받았지만, 단체 대화방 한 참여자가 고위 경찰 관계자에게 부탁해 언론 보도를 무마했다는 ‘경찰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종훈은 2016년 2월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돼 벌금 250만 원,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7%였다.

음주운전과 관련해 처음 의혹이 제기될 당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음주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언론사나 경찰을 통해 그 어떠한 청탁도 한 사실이 없음을 본인(최종훈)을 통해 확인했다”고 경찰관 유착 의혹은 부인했다.

최종훈 역시 지난 16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아니다”,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최종훈의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가 드러났다. 경찰은 곧 최종훈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그리고 최종훈이 뇌물공여 의사표시 혐의로 입건되자,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전속계약 해지 입장을 밝혔다. 전속계약이 해지됐다. FNC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은 최종훈 본인이 직접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상세한 부분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FNC에서도 지금까지 최종훈의 주장에 의거해 진행상황을 전달해 왔으나, 거듭된 입장 번복으로 더는 신뢰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전속계약을 이미 해지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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