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꼴찌 위기에서 벗어난 KIA의 ‘잇몸야구’

입력 2019-03-31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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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급하게 메우는 선수가 아닙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31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 감독이 열변을 토한 주제는 바로 이날 선발투수에 관한 이야기였다.

KIA는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기존 선발투수 임기영을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하루 뒤인 31일 임기영의 등판이 예정돼 있던 상황. KIA는 급하게 선발로테이션을 변경해야 했다.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우완투수 황인준(28)이었다. 김 감독은 “황인준은 캠프 때부터 꾸준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던 투수다. 절대 급하게 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황인준은 선발 경험이 전무한 투수가 아니다. 데뷔 첫해였던 2018년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선 긴 이닝 소화에 필요한 준비도 마쳤다.

황인준은 김 감독의 믿음에 즉각 응답했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힘이 떨어진 3회와 4회에는 장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으나, 최종 4.1이닝 2실점이라는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이날 임무를 완수했다.

KIA는 황인준이 리드를 내준 채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후 타선의 분발로 역전에 성공한 뒤 불펜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부터 새롭게 얼굴을 보인 필승조 투수들이 총출동했다. 문경찬~이준영~하준영~김윤동이 차례로 등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일요일이니 출전가능한 모든 투수들이 대기할 예정이다.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이미 ‘벌떼 야구’를 예고했다. 그 구상대로 경기는 진행됐다.

새로운 필승조 투수들 대부분은 기존의 KIA 불펜투수들을 대체한 자원들이다. 윤석민~김세현~임창용 등 베테랑 투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고 있다. 대폭적인 세대교체로 인해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많이 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모두가 느낌표였다. 4명 모두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4-2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특히 마무리 김윤동은 2이닝 세이브에 성공하며 시즌 2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스윕 위기를 모면한 KIA는 이날 승리로 단독 꼴찌의 불명예까지 피했다. 공동 9위였던 KT가 순위표 가장 아래로 내려갔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 했던가. 한 주 야구의 마지막 날, KIA의 조금은 낯선 얼굴들이 팀의 최하위 추락 위기를 막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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