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체제 전환…경영권 방어 숙제

입력 2019-04-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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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사장.

■ 한진그룹 경영은 어떻게

조 회장 측근 사내이사 연임 불구
자녀들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 적어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재계는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후 전망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이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선 가운데 경영에는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고, 조 회장 측 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6월 초 서울에서 대한항공 주최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도 대표이사인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이 의장을 맡아 치를 수 있다.

일단 경영권은 조원태 사장이 승계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한 조원태 사장은 2018년 말 조 회장이 요양 목적으로 출국한 이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 조 사장은 지주사 한진칼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취약한 그룹 지배구조다. 조원태 사장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장녀 조현아(2.31%), 차녀 조현민(2.30%) 등 다른 자녀들의 지분도 크지 않다. 조양호 회장 지분(17.84%)이 있지만 50%로 예상되는 상속세와 특별관계자 할증 20% 등을 감안하면 자녀들이 물려받은 지분은 2.5% 남짓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였던 국민연금과 KCGI의 합산지분은 20.81%다. 현재로서는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비율이다. 조원태 사장 등 삼남매가 주식 장내매수 등의 방법으로 지분율을 높이지 않으면 경영권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관측 때문에 8일 한진칼의 주가는 장내매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20.63%나 급등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와 가족들이 관련된 수사나 재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하던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은 피고인의 사망으로 공고 기각 판정이 유력하다. 하지만 함께 기소됐던 다른 피고인은 재판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 서울남부지검이 수사하던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 역시 피의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어져 종결될 전망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인 이명희 씨와 딸 조현아 씨의 형사 재판은 장기간 미뤄지게 됐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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