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사건 3題①] 경찰, 박유천 ‘마약 구매’ 정황 CCTV 확보

입력 2019-04-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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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판매상 추정되는 계좌에 입금
특정 장소서 물건 찾는 모습 담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가수 정준영, 로이킴 등 일부 연예인들이 갖은 일탈의 의혹을 받고 있다. 가수 박유천의 마약 혐의에 이어 방송인 에이미가 남자 연예인 A씨를 지목하며 과거 함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연예계가 그 파장으로 얼룩지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겸 연기자 박유천(33)이 17일 오전 경찰에 출석해 9시간에 걸친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박유천의 기존 혐의 외에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추가 조사를 예고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10시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있는 그대로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짧게 말했다. “마약 혐의를 부인하느냐” “마약을 강요하고 강제 투약했다는 황하나 씨의 진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유천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전 여자친구인 황하나 씨(31)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 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 씨가 앞서 영장실질심사에서 “연예인 A가 권유해 다시 마약에 손을 대게 됐고, 잠자는 사이 강제로 투약하기도 했다”고 진술한 뒤 박유천이 A로 지목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날 검정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 박유천은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모인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엷은 미소를 띤 채 경찰청 안으로 들어가 이날 오후 7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박유천이 피로를 호소해 조사를 마무리했다”면서 “추후 일정을 정해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유천은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단코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데 이어 이날 조사에서도 혐의를 거듭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박유천이 마약을 구입하는 정황이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박유천이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수십만 원을 입금하는 과정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유천이 계좌 입금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아울러 최근 황 씨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16일 박유천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 2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히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박유천이 모발을 제외한 대부분의 체모를 제모한 상태에서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그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박유천은 “평소 콘서트 등 일정 등을 소화할 때 제모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마약 반응 검사에 필요한 소변과 모발뿐 아니라 다리털을 채취했다. 일단 간이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분석 결과는 약 3주 뒤 나올 예정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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