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드라마 ‘이몽’ 시작부터 잡음…왜?

입력 2019-05-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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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가 연기하는 MBC ‘이몽’의 김원봉. 사진|MBC

“월북자 미화” vs “항일 재평가”
약산 김원봉 둘러싼 해석 논란

MBC 주말드라마 ‘이몽’이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로부터 극과 극 반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인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에 대한 역사적 해석이 분분한 탓이다. “김원봉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인물”이라는 제작진의 항변에도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몽’은 MBC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드라마다. 제작비만 200억 원을 투입해 100% 사전 제작된 작품이라 눈길을 모았다. 연기자 유지태, 이요원 등이 독립투사를 맡아 일제강점기 혼돈의 역사를 그린다.

기대 속에서 4일 첫 방송한 드라마는 작품 자체보다 유지태가 연기하는 주인공 김원봉을 둘러싼 논란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시청자의 반응이 “김원봉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정치적 이념을 떠나 김원봉의 항일 투쟁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으로 극명하게 엇갈리면서다.

김원봉은 1919년 일제 수탈에 맞서 의열단을 조직한 독립운동가다. 1938년 조선의용대장,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 등을 지낸 그는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광복 이후 월북해 북한 정권 수립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후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물론 김원봉은 간간이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에 짧게 등장해왔다. 1200만 흥행영화인 ‘암살’에서는 배우 조승우가 맡았고, ‘밀정’에서는 이병헌이 김원봉을 빗댄 의열단장 정채산을 연기하기도 했다. 다만 특별출연에 해당하는 짧은 출연에 불과했던 이들 영화와 달리 드라마 ‘이몽’은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첫 작품이다. 때문에 실존인물을 둘러싼 여러 해석과 평가의 과제를 드라마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에 더해 3월26일 국가보훈처에서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성을 제기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방송을 시작하면서 시청자의 갑론을박은 증폭되고 있다.

사실 이런 논란의 여지는 방송 전부터 ‘이몽’이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돼왔다. 제작진은 이에 역사 왜곡 및 미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독립 투쟁 그 자체에 온전히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유지태 역시 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극 중 김원봉은 의열단장의 상징성을 가져왔고 실존인물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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