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길의 스포츠에세이] 대구FC와 대구시의 협업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입력 2019-05-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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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훌륭한 문화 콘텐츠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지방자치단체와 만나면 그 위력은 몇 배로 커진다. 대구FC와 대구광역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대구FC는 구단 이미지를 도시 곳곳의 문화 콘텐츠로 형상화하기 위해 애쓰며 대구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는 국내 여행객들이 반기는 장소가 있다. 바로 지하철역이다. 그곳에선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의 30여 년 전 자취를 느낄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연고 클럽의 역대 최고 선수를 선정해 현역 시절 모습을 역 기둥에 장식했는데, 차범근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축구 영웅을 모델로 선택하기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을 법한데,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축구 만한 게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스포츠를 통해 도시를 재생한 케이스로 많이 언급되는 곳이 영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셰필드다. 1970년대부터 급격한 쇠퇴기를 맞은 그곳은 1991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통해 오랫동안 굳어진 철강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 ‘스포츠 도시’로 탈바꿈했다. 한때 일자리가 사라지고, 높은 실업율과 투자 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졌지만,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젊은 도시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스포츠는 훌륭한 문화 콘텐츠다. 그 파급력은 그 어떤 문화 영역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활용이다. 스포츠구단을 연고로 둔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진다. 그래서 강조되는 게 지자체와 구단의 협업이다.

스포츠 시설물은 단순히 운동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한 도시의 경제적,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거기엔 조건이 있다. 생명력을 불어넣을 때 비로소 빛이 난다. 대구FC와 대구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은 건 이런 인식의 공유가 밑바탕에 깔렸을 것이다. 축구선진국인 유럽은 물론이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축구를 통한 지역사회의 소통과 통합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올해 홈 경기장을 DGB대구은행파크로 옮긴 대구FC는 구단 이미지를 도시 곳곳의 문화 콘텐츠로 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구역과 북구청역은 이미 대구FC로 가득 채워졌다. 축구단 팀컬러인 하늘색을 배경으로 ‘OUR CITY’, ‘OUR TEAM’, ‘WE ARE DAEGU’라는 슬로건과 엠블럼이 자리했다. 조현우를 비롯해 세징야, 에드가, 정승원, 김대원 등 스타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고, 기둥과 천장에는 ‘DGB대구은행파크 가는 길’이라는 사인물이 붙었다.

경기장 주변은 테마거리로 조성된다. 북구청네거리~삼성창조캠퍼스까지 910m 구간과 북구청역~DGB대구은행파크까지 680m 구간이 그 대상이다. 여기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로등과 벤치 등 공공시설물과 축구를 소재로 한 조형물을 설치해 경기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이런 노력은 결국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구단의 상징색 하나만으로도 시민들의 정신적인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또 테마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축구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한번쯤 경기장에 가고픈 마음이 생길 것이다. 억지로 끌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지역구단을 응원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이래야 오래가고 충성 팬이 된다.

대구의 도전이 반드시 성공했으면 한다. 이는 K리그 전체에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도시재생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구의 협업에 큰 박수를 보낸다.

최현길 전문기자·체육학 박사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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