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해 강요 NO” 정우성, 배우 아닌 작가로 난민에 대해 말하다 (종합)

입력 2019-06-20 1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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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자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정우성이 작가로 난민의 이야기를 전하러 나왔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배우 정우성의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북토크가 진행됐다.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로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2000년 유엔총회특별 결의안을 통해 지정한 날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석준 아나운서가 사회를 봤으며 배우이자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정우성을 비롯해 프랭크 레무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가 참석했다. 가수 호란은 노래를 불렀다.

프랭크 레무스 대표는 “정우성은 헌신적인 친선대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난민지역을 다니며 난민들이 처한 상황을 한국에 전하고 있다”라고 정우성을 소개했다.

레무스 대표는 “몇백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가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아 한국 제주도에 도착했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진지 모르지만 한국까지 오게 됐는지 초반에는 두려움과 우려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주도민의 따뜻한 환대로 이들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사회에 기여하며 구성원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 구성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레무스 대표는 “정우성의 현장 방문과 그가 전하는 난민 이야기를 들으면 큰 감명을 받는다. 난민들은 삶에 대한 큰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정우성의 이야기가 큰 감동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난민들과 난민 신청자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난민과 연대하며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도와달라. 이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들이다. 누구나 존중받으며 존엄성을 갖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북토크 자리에 올라선 정우성은 참석한 이들의 박수세례를 받으며 등장했다. 최근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 다녀온 정우성은 “가장 큰 규모의 난민촌이다. 90년대 부터 넘어온 난민들과 2007년까지 넘어온 난민들까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34개 구역으로 나뉘어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온도가 40도 정도되는데 습도가 너무 높아서 계속 땀이 난다. 예전에 캠프를 방문했을 때 캠프 입구에서 넋을 놓고 계신 어머니가 있었다. 이후에 다시 어머니를 만났을 때 더 안정된 모습이셨다”라며 “내가 너무 더워하니 웃으시며 자신도 하루에 몇 번씩 공동 샤워 구역에서 샤워를 한다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나는 잠깐 머무는 것인데 거기서 생활하는 노약자, 장애인, 어린 아이들이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난민은 자의적인 선택이 아닌 자국의 분쟁, 전쟁으로부터 생명을 위협받기 때문에 자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이유로 자의성을 띄고 타국을 찾는 이들과는 구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 방글라데시에 있는 난민들은 어떻게 희망을 찾아야 하는지, 누구와 함께 해야 하는지 질문을 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역시 근대사의 아픔을 갖고 있고 있기에 동질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의 힘으로 힘든 시대를 이겨냈기 때문에 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의 이야기를 찬성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제주도에 예멘 난민들이 들어오자 반발의 목소리가 컸다. 범죄, 취업 등 사회적인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주장도 오갔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반대의 목소리가 두렵진 않았지만 놀라웠다. 그래서 다른 관점이 담긴 댓글을 차분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순수한 우려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드리는 것이 이 답론을 성숙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이미지 타격이 있을까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했지만 친선대사로서 난민에 대해 알리고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을 알리는 사람임을 다시 깨닫고 많은 분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정우성은 대중들이 난민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들의 체류비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나간다고 생각하고 계신다. 전혀 그렇지 않다. 체류 허가가 주어진 것뿐이지 자력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동정보다는 자력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1년 마다, 짧게는 3개월의 체류 허가를 받고 살아가고 있다. 또 언어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자력으로 살아가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또한 개인 후원 규모로는 대한민국이 세계 2위라고 말하며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온정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초반에는 극단적인 뉴스들로 인해 기구 활동 자체가 주춤했으나 지금은 세계 2위의 규모다. 그들을 돕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와 의식이 떳떳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자신의 에세이에 대해 “이해를 도모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기간이 흐르면 나의 활동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서 책으로 만드는 게 의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타이밍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반대하는 사람, 찬성하는 사람 누구도 옳다고 할 수 없다. 간극을 줄이는 게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책을 다 읽으시고 각자 하시는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굳이 내 의견을 강요하고 싶진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우성의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는 그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정우성이 만난 이들의 이야기와 그가 생각하는 난민문제에 대해 엮은 책이다.

정우성은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된 후 네팔, 남수단 등을 다니며 난민들이 처한 현실을 돌아봤다. 이후 2015년 6월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공식 임명됐다. 친선대사는 전 세계적으로 11명 뿐이다. 정우성은 친선대사로 임명된 후 시리아 난민, 이라크 국내 실향민, 예멘 난민, 로힝야 난민 등 해외 난민촌을 다니며 활동하고 있다.

정우성은 온라인에서도 세계 난민을 위한 글을 남기고 있다. 최근 정우성은 “지난해 7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었습니다. 1분마다 25명의 사람이 모든 것을-때로는 사랑하는 가족을-남겨둔 채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피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난민의 날 난민과 함께 걸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의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는 2019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으로 선정 도서이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처음 공개된 후 도서전이 끝나면 일반 서점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이 책의 인세는 전액 유엔난민기구에 기부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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