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정치하는 리더’ 진화 모먼트

입력 2019-07-15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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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정치하는 리더’ 진화 모먼트

백면서생이었던 ‘60일, 지정생존자’의 지진희가 정치하는 리더로 진화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에서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른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이제 막 치열한 정치 세계에 입문한 초보임에도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그를, 베테랑 정치인들이 뒤흔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박무진은 그 전쟁터에서 굴복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정치를 시작했고, 정치9단, 눈치 백단, 포스작렬 정치인들 사이에서 위기를 극복하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연구만 하던 과학자 박무진이 정치인 박무진으로 진화했던 순간들을 돌아봤다.

#1. 전쟁 위기 극복: 과학자 박무진의 데이터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파악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박무진. 하지만 더 어마어마한 사안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반도에 전쟁 발발의 위기가 닥친 것. 국회의사당 테러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대북강경론자들의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잠수함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데프콘 2호를 발령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았지만, 의사결정에 있어서 명확하게 도출된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무진은 자신의 방식대로 문제에 접근했다. 동해안 해안 생태계 자료를 분석, 북한 잠수함이 선체 결함으로 표류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고, 북한 VIP 핫라인을 가동시켜 이를 입증했다. 한숨 돌린 것도 잠시,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으로부터 “오늘 벙커룸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박무진 권한대행 당신이었어”라는 날카로운 지적을 받아야 했다. 어쩌다 한번의 ‘행운’으로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 자리가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 대통령령 발령: 박무진 정치의 시작

야당대표 윤찬경(배종옥)과 서울시장 강상구(안내상)는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시되고 있는 여야의 정치베테랑들이다. 강상구는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만든 폭력사태를 자신의 표심잡기에 활용하기 위해 안보, 안정, 질서를 내세운 ‘특별감찰구역 선포’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윤찬경은 박무진에게 ‘대통령령 발령’을 제안해, 강상구를 흠집내고 위협하는 동시에 권력남용을 이유로 박무진을 권한대행직에서 몰아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들었다. 어떤 상황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들과는 달리 박무진에겐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강상구가 특별감찰구역을 해제하게 하고, 윤찬경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선, 대통령령 발령의 적합한 근거를 찾아야했다. 박무진은 밤새 헌법서를 공부해 그 근거를 찾아냈고, 강하게 반대하는 한주승을 해임하면서까지 대통령령을 발령했다. 스스로도 권력의지가 없다고 생각했던 박무진이 자신의 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 강경한 명령: 국군통수권자로서 박무진의 진화

박무진의 안보관을 아마추어라 멸시하는 합참의장 이관묵(최재성). 북의 도발에는 철저한 응징으로 답해야 하고 전쟁을 불사해서라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투철한 뼛속까지 군인이기 때문이다. 전 북한 고위급 인사가 스스로 테러범이라 주장하는 동영상을 청와대에 직접 보내자, 그 의도에 의문을 품은 박무진을 “아직도 북한을 두둔할 생각입니까”라고 비난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관묵은 동영상의 북한 인사가 은신하고 있는 캄보디아에 군과 국정원 요원들을 투입하자고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박무진은 분쟁의 요소가 될 영토 침해와 캄보디아 병력 이동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건 국군통수권자로서 내리는 명령입니다”라고 처음으로 강경한 태도까지 보였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적합한 존칭도 사용하지 않는 이관묵에게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위치를 확실하게 주지시킨 박무진의 진화였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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