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또 변수’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벤투호의 평양 원정

입력 2019-08-0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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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The Road To Qatar!’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올 9월부터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에 나선다. 내년 6월까지 아시아 2차 예선에 임해야 한다. 한국은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을 시작으로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와 맞선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결은 남북전이다. 10월 10일 스리랑카와 홈 2차전에 이어 닷새 뒤 평양 원정(3차전)에 돌입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북한과 원정 장소가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결정됐고, 킥오프 시간이 오후 5시 30분으로 확정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받았다.

남북 남자축구의 경기가 평양에서 펼쳐진 것은 1990년 10월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으로 월드컵 예선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과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같은 조에 묶였으나 상대가 홈 개최권을 포기하면서 제3지역인 중국 상하이에서 중립 경기를 가졌다. 여자축구는 2017년 4월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라운드를 김일성경기장에서 소화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 미사일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들어 북한이 평양 대결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북한축구협회는 AFC에 김일성경기장에서 남북전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외신에서도 흥미롭게 사안을 바라본다. 영국 매체들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평양 원정에 나선다”고 보도하며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영국은 손흥민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병역 의무를 인지해왔다. 손흥민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문제를 해결했을 때도 현지 기자가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관련 질문을 하는 등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훤히 꿰고 있다.

협회도 분주해졌다. 북한이 대결 직전에 마음을 돌려 제3국 경기를 요구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면서 북한 원정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아공월드컵 예선 당시 북한이 태극전사들의 방문을 거부한 이유 중 하나가 “김일성경기장에서 애국가가 울리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부분이었다.

일단 협회는 3박 4일 정도를 적정 스케줄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 홈경기를 끝내고 1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회복훈련을 한 뒤 12일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 훈련과 1박을 하고 평양으로 향해 한 차례 사전적응훈련(13일)과 공식기자회견 및 공식훈련(이상 14일)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북한이 협조적으로 비자를 빠르게 발급해준다고 해도 현지 사정을 소상히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자칫 훈련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일정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로 그라운드가 조성돼 오히려 국내에서 최대한 적응하는 편이 낫다는 시선도 있다. 벤투 감독은 “북한도 다른 국가와 같다. 똑같이 잘 분석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으나 변수가 워낙 많은 경기라 협회는 킥오프 순간까지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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