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 인터뷰①]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기억해야 할 이야기”

입력 2019-09-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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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차승원.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명절 극장가 달굴 한국영화 3편, 주인공 3인을 만나다 - 차승원

“대구 지하철 화재 모티브…사회 곳곳 고마운 분들 생각나
아버지 계신 곳에 벌초하고 영화 잘되게 해 달라 또 부탁”


추석 연휴의 시작을 하루 앞둔 11일 세 편의 한국영화가 나란히 극장에 내걸렸다. 휴먼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범죄액션 ‘나쁜 녀석들:더 무비’, 짜릿한 도박판의 세계를 담은 ‘타짜:원 아이드 잭’이다. 각 작품의 주인공은 차승원(49), 김상중(54), 박정민(32)이다. 올해 추석 명절은 “관객과 함께 보낼 예정”이라는 세 배우를 연휴 시작 전 차례로 만났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이들인만큼 각기 내놓는 영화의 개성도 다채롭다.

배우 차승원의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웃음과 눈물을 동반한 이야기다. 명절 가족과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차승원은 촬영 내내 “사회 곳곳의 고마운 분들을 향한 감사함을 느꼈다”며 “관객에게 그런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는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주요 축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차승원이 연기한 철수는 참사 당시 여러 생명을 구한 소방관이지만 그 충격으로 기억을 잃고 지적장애를 갖게 된 인물이다. 그 앞에 존재를 모르던 딸이 나타나고, 둘은 대구로 향한다.

“장애와 결핍을 가진 아빠와 딸이 서로에게 조금씩 위안을 받고 힘과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모두가 아파한 사고를 다루다보니 처음 제안 받고는 ‘왜 내가 이 작품을 해야 하나’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의 차승원. 사진제공|NEW


영화의 전반부는 아빠와 딸이 겪는 코믹한 사건이 채우지만 후반부에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건강이 악화한 딸과 아빠 사이에 견고해지는 사랑 이야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차승원은 “모든 작품이 그렇듯, 내가 더 잘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추석 연휴 차승원은 서울과 경기지역 극장을 직접 찾아 영화를 소개한다. “요즘은 부쩍 ‘집돌이’가 돼 동네 마트 정도만 오갈 뿐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지만 이번 명절만큼은 가족 곁을 잠시 벗어나 관객과 더 자주 만난다.

“이럴 줄 알고 아버지 계신 곳에 미리 가서 벌초하고 왔어요. 성묘하면서 ‘(영화)잘 되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갈 때마다 부탁이죠(웃음). 돌아가신 아버지께 늘 빚지고 사는 아들입니다. 부모자식 사이는 늘 빚의 연속인 듯해요. 아버지 생전 전 아들로는 별로였어요. 지금이라면 괜찮은 아들이 돼 드릴 수 있을 텐데.”

자식으로선 아쉬움이 남지만 배우로서는 30년 동안 흔들림 없는 길을 닦아왔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선뜻 수긍하지 않았다.

“지난날 저를 향해 한마디 던진다면 ‘너 왜 그랬니?’라고 묻고 싶어요. 운 좋은 줄 알라고요. 하하! 50대가 되니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살려 합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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