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인 퍼포먼스…정우영, 내일이 더 기대된다

입력 2019-10-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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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20·프라이부르크)은 한국축구의 기대주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 유스에서 성장한 그는 2019~2020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아직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지 못했으나 컵 대회와 2군 무대를 뛰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정우영에게 10월은 특별한 시간이다. 국내 팬들에게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2020도쿄올림픽 본선을 노리는 22세 이하(U-22) 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 시리즈(11일 화성·14일 천안)를 위해 정우영을 호출했다.

유럽 빅 리그 클럽이 A매치도 아닌, 연령별 대표팀 소집에 선수를 차출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프라이부르크는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 여름 폴란드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차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정정용 감독의 U-20 대표팀이 대회 준우승을 일궜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올림픽을 향한 정우영의 열망은 상당하다. U-22 대표팀에 적극적인 배경이다. 프라이부르크 이적 옵션으로 ‘올림픽 대표 차출’ 조항을 포함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는 지난달 소집 때도 김학범호에 합류했다. 당초 예정한 시리아와 2연전이 상대 선수단 여권 문제로 불발됐으나 연습경기에서 드러난 측면 공격수로서의 역량은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한국의 올림픽 출전은 정해지지 않았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치러야 한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가운데 한국은 상위 3위에 진입해야 올림픽에 나선다.

쉽지는 않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이란~중국과 조별리그(C조)를 치른다. 1·2위가 토너먼트에 오르는 가시밭길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대회 조 추첨이 진행되기 전에 우즈벡과의 친선경기를 합의했다. 정보전의 시대. 김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숨길 부분은 최대한 감추되 ▲선수 테스트 ▲포지션 조합 ▲세부전술 ▲상대 분석 등을 동시에 살펴야 했다. 물론 기선 제압의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맞이한 우즈벡과 첫 대결. 3-1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일단 김 감독은 정우영을 아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해 ‘히든카드’의 노출을 최소화했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문제, 짧고 굵은 훈련에 따른 피로누적, 전력노출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으로 보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정우영은 왼쪽 윙 포워드로 45분을 소화했다. 몸이 덜 풀린 듯 했으나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력, 속도, 탄탄한 기술과 안정적인 볼 터치를 보여줬다. 활동폭도 넓었다. 좌우 스위치 플레이는 많지 않았지만 측면에서 중앙, 전방에서 후방으로 깊이 움직여 2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우리가 기대한 장면은 팀이 2-1로 앞선 후반 29분 나왔다. 상대 지역 왼쪽에서 드리블을 시도한 정우영은 우즈벡 수비의 태클을 피해 공간을 열었고, 득점에 욕심을 내는 대신 이미 자리를 잡고 기다린 김진규(부산 아이파크)에게 짧게 패스를 내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두 경기에 선수들을 고루 투입할 계획이다. 자연히 ‘정우영 활용법’이 나오지 않겠느냐”던 김 감독의 바람이 멋진 퍼포먼스에서 확인됐다.

화성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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