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82년생 김지영’ 정유미 “우리의 진심 잘 전달되길”

입력 2019-10-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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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 영화 ‘82년생 김지영’ 정유미&공유 솔직 인터뷰

진심이 관객의 마음에 가 닿을까. 배우 공유(40)와 정유미(36)가 23일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제작 영화사봄바람)을 내놓는다. 1982년 태어나 성장한 김지영의 ‘평범한’ 삶을 통해 여성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편견과 차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영화다. 조남주 작가가 2016년 10월 펴낸 이후 현재까지 120만부가 팔린 동명 소설을 원작 삼았다. 원작은 당대 여성의 내밀한 문제를 수면에 끌어올려 페미니즘 이슈를 촉발해 주목받았지만, 한편으론 ‘72년생도 아닌 82년생이 성차별을 당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에도 부딪혀 있다. 일부는 영화와 두 주연배우를 향한 악의적인 공격도 일삼는다. 16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공유와 정유미는 “다양한 시각과 반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유미는 한동안 ‘김지영’이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릴 것 같다. 원작소설을 지지한 독자들이 상상한 김지영을 생동하는 인물로 그려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비로소 대표작을 얻은 셈이다.

영화는 비단 1982년 무렵 태어난 여성들의 이야기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보다 윗세대 부모들이 어떻게 자식을 키웠는지, 성장해 가정을 이룬 이들이 다음 세대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아우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데도 이런 영화는 그동안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시대와 맞닿은 부분이 있고, 지금쯤 한 번 찬찬히 짚고 넘어갈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해요. ‘아∼’, 숨고르기 할 시간이랄까. 촬영하는 틈틈이 김지영의 감정이 더 궁금해질 때가 있었어요. 그때마다 마치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찾아 읽었어요.”

영화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고 느껴봄직한 일들을 김지영이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 차분하게 그려간다.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엄마이고 며느리인 김지영의 학창시절부터 직장생활, 결혼 뒤 시댁과 친정에서 겪는 일들을 담담히 살핀다. 특히 어린 딸을 돌보면서 복직을 바라는 김지영의 모습은 단지 ‘경력단절 여성’이란 자극적인 단어로 대변할 수 없는,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뭉클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정유미는 “김지영처럼 힘든 일들을 겪지 않았지만 주변을 살피고 이야기를 들으며 한 걸음씩 다가갔다”면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김지영처럼 차츰 용기를 내며 나아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의 정유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출연 결정 순간부터 일부 악의적인 누리꾼의 공격을 받았다. 소설의 영화화와 정유미의 출연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여전히 온라인에서는 혐오성 짙은 악성 댓글이 넘친다. 정유미는 덤덤했다. “이미 배를 탔고, 배가 출발했고, 가야 할 곳으로 간다는 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우리 마음이 왜곡되지 않고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어떤 작품에 참여하든 마음은 똑같아요. 혹시나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고 포기하거나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좋은 영화로 소통하고 싶을 뿐이에요. 영화는 즐기는 거잖아요(웃음). 부디 영화를 통해 싸우지 않길, 스트레스도 받지 않기를. 하하!”

영화를 찍고 정유미의 일상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요즘은 엄마에게 보내는 문자에도 하트 이모티콘 하나 더 붙인다”는 그는 바쁜 일정이 끝나면 오랜만에 부산 고향집에도 찾아갈 참이다.

정유미의 다음 작품은 역시 소설을 원작 삼은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활자 속 캐릭터가 그를 통해 다시금 생명을 얻게 됐다.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고, 나쁜 것도 있다는 것쯤은 경험으로 알죠. 그래도 연기를 하는 이상,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매일매일 고민할 거예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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