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존재감’ KS역대급 ‘CF’ 맞대결

입력 2019-10-23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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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왼쪽)-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한국시리즈(KS) 1차전부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센터필드(CF), 중견수들이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때부터 팀의 핵심전력으로 꼽혔지만 큰 경기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진기명기에 가까운 환상적인 수비도 나왔다.

주인공은 두산 정수빈(29)과 키움 이정후(21)다. 잠실구장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홈구장과 비교해도 외야 넓이가 상위권에 꼽힐 정도의 대형 구장이다. 홈부터 중앙 펜스가 125m, 좌우가 100m로 좌중간과 우중간이 매우 깊다. 그만큼 중견수가 책임져야 하는 구역이 넓은 야구장이다.

22일 1차전까지 KS만 19경기째 출전한 정수빈은 ‘수비능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전 6회초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나온 슈퍼 캐치는 두산이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순간이었다. 키움 김혜성이 때린 공은 우중간을 가르며 쭉쭉 날아갔다. 정수빈이 잡지 못했다면 2타점 2루타가 되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그러나 정수빈의 호수비로 1타점 희생플라이가 됐다. 6회초는 키움 입장에서 대량 득점의 찬스였지만 정수빈 수비 하나로 흐름이 끊기면서 3점을 따라붙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정수빈의 활약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9회말 무사 1루, 투수 앞 번트는 1루 주자를 2루에 보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정수빈은 빠른 발, 그리고 몸을 아끼지 않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번트 안타에 성공했다. 두산은 무사 1·2루로 키움 배터리를 압박했고 결국 끝내기 승리로 이어졌다.

키움은 패했지만 이정후의 활약은 대단했다. 3번 타자로 선발출장 5타수 4안타 2득점 1도루로 공격을 이끌었다.

1회초 삼진을 당했지만 4회와 6,7회 그리고 9회 마지막 타석까지 모두 안타를 쳤다. ‘아버지보다 도루 빼고는 다 더 잘한다’는 극찬이 따르는 이유다. 아버지가 현역시절 ‘야구 천재’로 불렸던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이기 때문에 더 영광스러운 칭찬이다.

스피드가 정상급은 아니지만 높은 야구 IQ에서 나오는 빠른 스타트 타이밍 능력 때문에 상대 배터리가 경계하는 주자이기도 하다. 가장 큰 강점은 리드오프부터 테이블세터, 중심타자까지 공격 라인업에서 어떤 역할도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가 있기 때문에 타선 짜기가 참 편하다”고 말한다. 수비 능력도 계속 성장 중이다. 고교시절까지 내야수였지만 타구 판단 능력이 빠르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커버하고 있다. 양 팀 중견수들의 맹활약은 KS 승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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