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테러<공감…‘82년생 김지영’의 힘

입력 2019-10-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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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이 개봉 첫 주말 100만 명을 동원하면서 관객의 공감을 얻고 있다. 남편(공유), 엄마(김미경) 등과 함께 그들에게 투영되는 김지영(정유미·오른쪽)의 모습에 “몰입하게 된다”는 관객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82년생 김지영’ 극과 극 평점 딛고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돌파

온라인상 남녀대결 스크린 확산
‘감성팔이’ ‘피해망상’ 비난 불구
관람객 호평…가족영화 입소문

‘1점 VS 10점’

정유미·공유 주연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싸고 온라인상 평점이 극과 극으로 대립하고 있다. ‘중간’은 찾아보기 어렵다. 온라인상 대결 양상이 논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영화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희망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개봉 첫 주말인 27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82년생 김지영’(제작 봄바람영화사)이 극장가 비수기를 뚫고 훨훨 날고 있다. 26일 좌석점유율 46.2%(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27일 오후 4시 현재 예매율 35.5%로 압도적인 1위다. 영화를 보지도 않고 이를 비하하는 공격적인 논란을 딛고 관객의 마음을 얻고 있다는 증거다.


● ‘감성팔이’ ‘피해망상’ 비난 1점 부과

‘82년생 김지영’은 올해 단연 논쟁적 작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예상된 바다.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원작소설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권 등을 재점검하는 페미니즘 바람과 맞물려 이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화제작이다. 주된 내용은 1982년에 태어나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30대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겪는 이야기.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 공감대를 얻었지만 한쪽에선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팽팽한 대립은 영화 개봉과 맞물려 가열됐다. 영화가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온라인 평점 1점을 부과해 의도적으로 점수를 낮추는 ‘평점 테러’ 역시 개봉 전후로 확산됐다. 관련 기사마다 혐오를 더한 악의적인 댓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정유미와 공유가 “다른 생각과 의견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다양한 시선을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감성팔이’ ‘피해망상’이라는 공격은 계속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남편, 엄마와 같이 봐야 할 영화”

공격이 거친 만큼 열혈 지지층도 확고하다. 개봉 직후 작품의 가치를 확인한 관람객을 중심으로 ‘10점’ 평점 세례를 더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막 1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에 대한 반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그 열기가 뜨겁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학업을 잇고 배우로도 활동한 김도영 감독은 “김지영 뿐 아니라 모든 인물을 실제 우리 주변의 사람들처럼 보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덕분인지 관람평 가운데 관객 저마다 경험을 빗댄 ‘감상평’도 자주 눈에 띈다. 태어난 년도를 밝히고 공감을 표하거나, 남편 혹은 엄마와 같이 봐야 할 영화라는 의견도 줄을 잇는다.

‘82년생 김지영’의 홍보마케팅을 맡은 퍼스트룩 강효미 대표는 “영화 이전부터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이슈(혐오성 공격 등)와 별개로 영화가 그 자체로 평가받는 분위기에 힘입어 관객층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든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해 혐오 공격의 피해를 입은 여성 연예인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연기자 수지와 안소희가 SNS를 통해 영화에 대한 지지와 더불어 ‘관람 독려’를 표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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