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단단해지는 K리그…유소년 성장이 반갑다

입력 2019-11-1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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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ㅣ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는 2018년부터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A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당대 최강’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세계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23세 이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도 경쾌한 흐름은 계속됐다. 6월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 브라질에서 진행 중인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선 8강에 올랐다. 사상 첫 4강 진출은 2년 뒤로 미뤄야 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A대표팀의 선전이 한국축구의 ‘오늘’이라면 연령별 대표팀의 성과는 ‘내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특히 브라질에서 선전했던 U-17 태극전사들은 한국축구의 新(신) 르네상스가 시작된 2002년 태생이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닦인 토양에서 자라난 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지금에 이른 셈이다.

이 과정에서 K리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유의미한 지표가 있다. U-17 월드컵에 출격한 리틀 태극전사들의 절대 다수가 K리그 유스에서 성장했다. 대회 엔트리 21명 중 18명이 K리그 유스 소속이다.

‘아프리카 다크호스’ 앙골라와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최민서(포항제철고), 북중미 아이티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 맛을 본 엄지성(금호고), 칠레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백상훈(오산고)·홍성욱(부경고),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이태석(오산고) 등이 맹활약했다. 이들은 올 시즌 K리그 주니어 리그(U-17·U-18)를 꾸준히 뛰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경쟁력을 입증했다.

앞선 아시안게임에 나선 20명 중 K리그 유스 출신이 15명, U-20 월드컵 엔트리(21인) 중 12명이 K리그 유스를 거쳤다는 사실을 비쳐볼 때 2008년 본격화된 유소년클럽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소년 지도자 해외연수(2013년)와 구단 CEO들을 대상으로 한 독일 분데스리가 유소년 아카데미 벤치마킹(2016년), 유소년 클럽 인증제(유스 트러스트·2017년) 등 풀뿌리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21세 이하 선수들을 K리그 경기에 의무 출전시키도록 하고 프로계약 가능연령을 기존 18세에서 17세로 하향조정한 것도 어린 선수들의 육성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연맹 관계자는 “단단한 토양에서 건실한 떡잎이 등장한다. 내년부터는 군 팀 상주 상무도 U-22 의무출전 제도를 적용받는다. 전세진(수원 삼성) 등 어린 선수들이 입대를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다. 더욱 건강한 K리그가 돼 가고 있다”고 긍정적인 기류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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