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반독과점영대위 “‘겨울왕국2’ 독과점 반대, 영화법 개정 필요” (종합)

입력 2019-11-22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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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과점영대위가 스크린 독과점 사태에 대한 영화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독과점 사태에 대한 반독과점영대위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가 긴급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특정영화가 스크린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기 위해, 또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다.

반독과점영대위 고문인 정지영 감독은 “오늘 이 자리에 나간다고 하니 ‘블랙머니’ 제작진이 여기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 자리를 나가면 ‘블랙머니’가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자회견이 열린다고 하니 여론의 반응이 안 좋았다. ‘겨울왕국2’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극장 개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라며 “하지만 불공정한 시장이라는 것을 모르시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내놓으시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은 자신의 영화 ‘블랙머니’를 언급하며 “어제(21일)를 기준으로 극장 좌석수가 90만 석에서 30만 석으로 줄어들었다. 일일 관객수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좌석수가 오히려 줄었다. 이것이 어떻게 공정한 시장이라는 것인가. ‘블랙머니’ 제작진은 영화에 나쁜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했지만 불공정한 시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지영 감독은 ‘겨울왕국2’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겨울왕국2’는 좋은 영화다. 하지만 단기간에 기록을 세우기 보다는 다른 영화에 피해를 안 주고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블랙머니’ 개봉 전에 배급팀에 아무리 영화가 잘 되더라도 전체 극장 스크린 갯수의 1/3이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라며 “공정하게 하는 것이 옳다”라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은 이번 스크린 독과점 사태가 외국영화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이번 기자회견이 외국영화인 ‘겨울왕국2’가 개봉을 하자 열리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한국영화가 독과점할 때는 왜 목소리를 내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었다”라며 “그건 맞는 말이다.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지영 감독은 ‘기생충’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에게 부탁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칸에서 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소식을 들으니 보지 않아도 국내에서 흥행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동시에 이 영화도 스크린 독과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봉준호 감독에게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게 축하 소식을 전하며 이번 영화 상영을 할 때 스크린 갯수가 1/3을 넘지 않도록 부탁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그러면 한국 영화계가 모두 박수치고 정책 당국이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답변은 노력은 해보겠지만 자신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빨리 독과점 문제가 제도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은 “아마도 봉준호 감독은 이런 결과에 조금 슬펐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되지도 않은 일을 부탁한 것 같아 어리석다는 기분도 들었다. 그건 감독이 주문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겨울왕국2’의 전편은 59일 만에, ‘기생충’은 53일 만에, ‘알라딘’도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와 반면에 어떤 영화는 열흘 만에 1000만 관객을 넘기도 한다”라며 “단기간 내에 스크린을 독과점하며 빨리 매출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나. 그런 점을 지양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업에 맡겨서는 해결이 안 되니 ‘영화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하 반독과점영대위 입장문>

지난 11월 21일, 영화관입장관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 엔드게임>(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두 번쨰로 높은 상영점유율(63.0%)과 좌석점유율(70,0%)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엔드게임> <겨울왕국2> <캡틴 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입니다. <엔드게임>의 경우 무려 80.9%(상영점유율), 85.0%(좌석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는 2017년 11월에 발족한 이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화 등에서 영화 향유권·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회·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시행을 촉구해 왔습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합니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제의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제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11~23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CNC의 규제·지원 정책에 기인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부 특정 영화들이 나머지 대부분의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승자독식·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이라면, 우리들의 삶과 우리네 세상만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꿈꾸는 세상은 진정 그런 것일까요.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합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합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합니다.

2019년 11월 22일,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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