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KBS가 꿈꾸는 밝은 미래 #신뢰도 회복 #콘텐츠 강화 #新 저널리즘 (종합)

입력 2019-12-0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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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KBS가 꿈꾸는 밝은 미래 #신뢰도 회복 #콘텐츠 강화 #新 저널리즘 (종합)

공영방송 KBS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갖은 논란과 의혹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양승동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과오를 반성하고 변화와 혁신을 꾀하겠다고 외치며 ‘신뢰도 회복’을 약속했다.

2일 오전 11시 서울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KBS 사장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양승동 사장과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양 사장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외침이 크고 많았던 해였다. 각종 논란이 겹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청원이 20만명을 넘는 일도 있었다”며 “말보다 묵묵히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도 했지만 사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말씀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왔다. 언론들의 날선 비판도 아팠지만 KBS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주는 질책이 무엇보다 더 무겁게 다가왔다. 수신료 제도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의문이 들도록 만든 것에 대해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독도 소방헬기 영상 논란에 대해 먼저 해명에 나섰다. 이는 KBS 직원이 지난 10월 31일 독도 부근 해상에서 헬리콥터가 추락했을 당시 사고 직전 촬영한 영상을 수색 당국에 제때 제공하지 않다가 뉴스를 통해 공개해 불거진 논란.

양승동 사장은 “‘독도 파노라마’를 소개하러 갔던 KBS엔지니어 직원이 호기심에 스마트폰으로 이륙 장면을 촬영했고 독도 경비대 관할 요청을 받았는데 촬영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처음에 ‘없다’고 답하면서 상황이 꼬였다”며 “명확하게 처신을 잘못했다. 당황하는 상황 속에서 처신을 제대로 못 한 점이 아쉽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방송윤리강령을 더 시대에 맞게 보완해서 연구교육 시스템을 갖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고 3일째 되는 날 ‘9시 뉴스’에서 보도했는데 논란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된 점에 대해 앞서 사과드렸으나 실종자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담당 기술직원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고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유가족 분들이 상황을 많이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오후 감사 결과가 나오는데 최선을 다해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출입처 점진적 폐지에 대해서는 김 보도본부장이 “출입처에서 제공하는 단순 사실은 누구나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 이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 기존 출입처에서 벗어나 분야별 능력별 주제 이슈, 깊이있는 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하는 것을 공영방송에 요구하는 시대”라며 “대한민국 언론 어디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취재제작 관행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가능성을 먼저 열어보고 유용한 의미의 새로운 저널리즘이 된다면 공동체 발전에도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처를 안 나간다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관행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것이냐가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김 보도본부장은 그간 기존 출입처의 보도자료, 제공 정보 중심의 취재 관행에서 벗어나고자 KBS 내 ‘출입처 제도의 점진적 폐지’를 목표로 혁신을 꾀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양 사장은 “장점까지 버리진 않을 것이다. 출입처 제도에 대해 부작용이 크게 나타났고 언론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의 회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적인 영향은 없다”고 입장을 확고히 했다. 앞서 김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정형일 MBC 보도본부장, 심석태 SBS 보도본부장은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지난달 중순 무렵 광화문 한 식당에서 만난 것이 언급된 것에 따른 답변이었다.

김 보도본부장은 “우리 사장님이 선출된 과정에서도 내가 보도본부장이 된 과정에서도 KBS는 정치적으로 조금의 영향도 받지 않은 구조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이전과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KBS와 수용자와의 접점에서 여러 형식의 수용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계 속에서 부처 장관이나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이해해나가고 시사 조직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 관점을 잡아나가는 선에서 만나고 있다. 대상은 청와대뿐 아니라 시민단체일 수도 있고 이익집단일 수도 있다”며 “단순한 만남의 자리라고 생각했다. 요구를 받거나 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정치적인 영향 때문에 만남을 가진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양승동 사장 또한 “‘좀 더 다양하게 취재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그런 만남에 영향을 받아서 뉴스가 왜곡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KBS의 뉴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며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고 들었는데 우리만 단독으로 만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해받을 소지도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KBS가 꿈꾸는 청사진은 콘텐츠 강화와 신뢰도 회복.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KBS 드라마와 예능이 살아나고 있다. 지상파 광고 점유율이 21%에서 25%까지 확대됐다.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광고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판매할 예정이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지금보다 더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를 통해 비용 또한 줄어나갈 것이다. 단기 균형 예산을 만들어서 올해보다는 조금 더 좋은 콘텐츠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수신료를 올릴만한 국민들이 동의할만한 가치 있는 채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KBS의 경쟁률은 괜찮았다. 주 시청 시간대를 보면 KBS2가 제일 높았다. 여기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KBS만이 가진 콘텐츠를 평가받을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선례로 KBS 드라마 ‘동백꽃이 필 무렵’과 새 예능 ‘씨름의 희열’ 등을 꼽기도 했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도 “내년에도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광고 점유율을 높여서 공사 재정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보도국에서도 차별화된 새로운 뉴스 보도를 약속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수용자 관점의 통합 뉴스를 만들면서 새로운 저널리즘의 체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디지털 환경 시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KBS 뉴스 생산 방식을 만들고자 한다. 9시 뉴스 최초로 여성이 메인 앵커로 발탁된 것도 새로운 접근 속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 현실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KBS 수신료는 1981년 이후 39년째 동결 상태라고.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보다는 KBS의 신뢰도 향상과 영향력 강화가 앞선 과제로 남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KBS 뉴스 콘텐츠를 향상시켜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지역 방송을 획기적으로 활성화하고 싶고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충분하지 못하다. 공영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면서 “현재의 단계에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하려면 (수신료 인상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는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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