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인터뷰] 몬스타엑스 “꿈 같았던 빌보드200…이젠 ‘핫100’ 정조준”

입력 2020-03-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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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룹 몬스타엑스. 팬덤인 ‘몬베베’와 소통 속에 위기에 맞서 꿋꿋이 자신들의 길을 걸으며 5월 새로운 무대를 약속했다. 몬스타엑스의 멤버 아이엠·기현·셔누·형원·주헌·민혁(왼쪽부터).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 ‘빌보드200’ 한국가수 세 번째 톱5 진입…신흥 대세로 뜬 ‘몬스타엑스’

2019년 1월 미국 음악전문지 빌보드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케이팝 앨범 10’에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신보를 거론했다. 그로부터 딱 1년 후 몬스타엑스는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5위로 데뷔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5위 안에 진입한 한국가수로는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과 슈퍼엠에 이어 세 번째다. 이들은 3∼4년 전 방탄소년단이 그랬듯,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케이팝 그룹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금부터 이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이 다섯 글자는 케이팝을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이 될 것이다.

해외 집중…‘글로벌 아이돌’ 자리매김

멤버들 구설 후 오히려 더 단단해져

건강해진 주헌과 5월 컴백…책임감 커

최고의 순간? 팬들 함께한 모든 순간들!

우린 인기 연연하지 않고 성장에 집중
영어 유창한 ‘아이엠’ 해외에서 큰 힘
외국 팬이 우리말로 따라부를땐 뭉클
세계무대 길 열어준 선배들이 고맙죠

‘신흥 대세’답게 노는 물이 다르다.

몬스타엑스는 미국 유명 인터넷 방송 아이하트라디오가 주최하는 연말 라디오쇼 ‘징글볼’에 국내 아이돌 최초로 2년 연속 참여했다. 방탄소년단과 손잡았던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가 “멋있다(You guys are so dope)”며 함께 작업해보자고 이들에게 공개적으로 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 TV쇼도 제 집 안방극장처럼 드나든다. ABC ‘굿모닝 아메리카’, ‘지미 키멀 라이브 쇼’, NBC 간판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와 ‘켈리 클라크슨 쇼’, 인기 토크쇼 ‘투데이 쇼’의 ‘투 데이 위드 호다&제나’ 코너에 출연했다. 지난달 14일 발표한 미국 정규 1집 ‘올 어바웃 러브(ALL ABOUT LUV)’로 ‘빌보드 200’ 5위에 진입한 뒤 찾는 방송이 더 늘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월드투어를 잠시 중단하면서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5월 내놓을 새 앨범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19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을 듯하다. 기분이 어떤가.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음반이자 첫 미국 앨범이 예상치도 못한 결과를 냈어요. 주위에서 너무나 많은 칭찬을 해줬고요. 출발이 좋아요. 미국에서 발표하는 앨범이고, 익숙한 음악스타일이나 언어가 아니라 준비하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가 성적으로 나오니까 뿌듯하더라고요. 서로 부둥켜안고 축하해줬어요.”

‘올 어바웃 러브’는 11곡의 수록곡이 모두 영어 노랫말인 앨범이다. 케이팝 가수가 영어로만 정규앨범을 선보이기는 그룹 JYJ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롤링스톤 등 현지 음악 매체들은 “영어 앨범이면서도 케이팝 정체성을 지키며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택해 친숙하게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1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팬콘서트 (MX HOME PARTY)’. 사진제공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글로벌 아이돌’의 성장기

멤버들은 빌보드 5위 소식을 미국 현지에서 전해 들었다.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지만, 믿기 어려워 얼떨떨했단다.

“말로만 듣던 빌보드 차트에 우리 이름이 있다고 하니 직접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언젠가 꼭! 이루겠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막상 그 소식을 들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뒤섞였어요. 몬베베(팬클럽)들이 정말 많은 축하를 해주면서 실감이 났고, 점차 ‘우리가 해냈구나’하는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지도가 높다.

“이제 국내외 인지도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국내에서도 앨범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공연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니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감사한 일이죠. 해외에서는 월드투어나 해외 페스티벌, TV프로그램, 라디오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니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요.”

이들은 1년의 절반을 월드투어 등 해외 활동에 집중해 ‘글로벌 아이돌’ ‘수출형 아이돌’로 불린다. 실제로 해외 인지도와 달리 국내에서는 음악 순위프로그램에서 2018년 11월 처음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 이는 장점도 될 수 있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국내나 해외 인지도에 연연하기보다는 몬스타엑스의 성장에 좀 더 집중하고 싶어요. 해외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단순히 인지도를 쌓으려는 목적이 아닌, 음악적으로 폭넓은 무대를 만들기 위한 발판을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몬스타엑스가 정체된 그룹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또 그러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이죠.”

- 미국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

“해외 활동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길을 열어 준 덕분이 아닐까요. 데뷔 전부터 브이라이브나 자체 콘텐츠인 ‘몬채널’ 등으로 팬들과 소통했습니다.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몬스타엑스레이’ 등도 조금씩 알렸고요. 이후에는 2017년 월드투어로 미국의 다양한 도시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 활동을 시작해 기대 이상 좋은 반응을 얻어 매년 현지 투어를 진행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도 아직 온전한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도 많아요. 퍼포먼스를 많은 분들께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잘 담아내려 했죠. 이제 우리만의 스타일이 된 것 같아요.”

이들의 미국 활동은 2019년 정점에 이른다. 현지 음반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레이블인 에픽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그해 8월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월드투어도 열었다. 해마다 그래미 어워즈가 열리는 곳으로, 2만1000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이후 TV프로그램과 라디오, 팝업스토어 등 현지 특성을 고려한 프로모션으로 입지를 확장해나갔다.

그룹 몬스타엑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 “어려움은 지나간다…멈추지도, 좌절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까지 “멤버 아이엠의 숨은 노력이 컸다”고 강조했다. 아이엠은 영어를 유창하게 잘해 현지 인터뷰나 통역 등을 담당했고, 이번 영어 앨범도 그의 노력이 밑바탕 됐다.

“현지 방송이나 인터뷰 등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아이엠이 문제없이 센스 있게 잘 이끌어줘 멤버들이 의지를 많이 했어요. 막내라 스스로도 힘들 텐데, 내색도 하지 않고 든든하게 형들을 지켜주니까 정말 고맙더라고요.”

- 현지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매번 열정적으로 뜨겁게 응원해주죠. 어떤 노래든, 어떤 자리든 무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함께 즐기는 것 같아요. 한국어 가사도 완벽하게 따라 부르고 공감하면서요. 뭉클해요. 서로를 응원하면서 함께 행복하기 위해 어떠한 조건도 필요 없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벅차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무대 위에서 에너지와 열정을 100% 다 쓰면서 후회 없는 공연을 보여드리려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이들은 4개월 사이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지난해 11월 일부 멤버들이 잇달아 구설에 올라 데뷔 이후 가장 큰 위기에 휩싸였다.

-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어떻게 항상 쉽고 즐거운 순간만 바라겠어요. 하지만 어려운 순간도 결국 다 지나가기 마련이죠. 그 시간을 잘 버티고 견뎌내면 더 단단해져 한결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어요. 저희에겐 지난해가 그 순간 중 하나였다고 생각해요. 몬스타엑스는 멈추지 않았고, 좌절하지 않았어요. 더욱 단단해졌고, 끊임없이 앞을 보고 달려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자신 있어요.”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질문만으로도 행복해지는데요? 하하! 데뷔했을 때죠. 팬들과 처음 마주했을 때, 첫 콘서트, 음악프로그램에서 처음 1위 했을 때, 월드투어, ‘빌보드 200’ 5위! 딱 한 순간이 아니네요. 하나만 고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가장 최근 행복했던 순간이라면 지난 1월 팬 콘서트였어요. 월드투어가 끝나고 오랜만에 몬베베와 큰 자리에서 함께 웃고 공연하면서 소통했는데, 큰 힘을 받았어요.”


- 다시 몬스타엑스의 자신감을 보여줄 때다. 주헌까지 합류해 5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데뷔 때만큼 떨리네요. 왠지 주위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려 있는 것 같아요. 하하! 다시는 힘들고 아픈 사람이 없도록 우리의 일에, 음악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할 거예요. 오랜 꿈이자 목표였던 ‘빌보드 200’에도 진입했으니 ‘핫 100’ 차트에서도 몬스타엑스의 이름을 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겁니다.”

● 몬스타엑스

▲ 2015년 5월14일 ‘프레스패스’로 데뷔. 멤버 셔누·민혁·기현·형원·주헌·아이엠
▲ 2015년 9월 미니음반 ‘RUSH’
▲ 2016년 미니음반 ‘THE CLAN pt.1 LOST’ 이후 연작 시리즈
▲ 2018년 정규 2집 ‘ARE YOUTHERE?’
▲ 2019년 미니음반 ‘팔로우’
▲ 일본 4장 연속 골드디스크 선정
▲ 2년 연속 미국 최대 규모 라디오 쇼 ‘징글볼’ 출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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