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은이 서예지 친부 모살을 포함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유선, 전국환, 정해균 고발에 발 벗고 나섰다.
20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이브’(연출 박봉섭 극본 윤영미) 15회에는 이라엘(서예지 분)과 서은평(이상엽 분)의 계략에 의해 자멸을 시작한 한소라(유선 분), 한판로(전국환 분), 김정철(정해균 분)과, 이라엘의 가족이 겪은 고통을 직면하고 죄책감에 빠진 강윤겸(박병은 분) 모습이 담겼다.
이날 이라엘은 자신을 향한 강윤겸 진심에 복잡해진 마음을 다잡으며 복수 소송 재판에 임했다. 이에 이라엘은 강윤겸, 한소라, 한판로, 김정철을 살인죄로 추가 기소하겠다 선포하며 소송 승소 의지를 굳혔다. 하지만 강윤겸은 이라엘을 향해 합의 의사를 내비치는가 하면 한소라, 한판로, 김정철의 합의까지 이끌어 내겠다고 자청했다. 강윤겸은 “미움이 생겼다고 해서 사랑이 식은 건 아니잖아”라며 이라엘과 나눈 반지를 그대로 착용한 채 그녀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내비쳤다.
하지만 곧 강윤겸은 극도의 죄책감과 자괴감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강윤겸은 자신이 호의호식하는 동안 괴로운 삶에 몸부림치던 이라엘 모친 영상을 보고서야 이라엘 가족이 겪은 고통의 무게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강윤겸은 “나 때문에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았다니 생각지도 못했어. 뭐든지 할게. 정말 내가 죽어야 된다면 그렇게라도 할게”라며 진심 어린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이윽고 강윤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엘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공식 인정해 관심을 높였다. 특히 그는 이라엘 부친 이태준(조덕현 분)의 죽음이 모살이라는 사실과, 김진숙(김정영 분), 장문희(이일화 분)의 죽음에도 내막이 있음을 밝혔다.
이런 강윤겸 행보에 이라엘은 냉담하게 일관하려 했지만, 강윤겸이 유서를 남기고 자신에게 모든 권한과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유언장까지 작성한 채 홀연히 자취를 감추자 그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에 휩싸였다. 이라엘은 강윤겸을 찾기 위해 언약식을 올렸던 성당으로 향했고, 강윤겸과 마주하자 “잘못됐을까 봐 무서웠어요. 그 말은 본심이 아니었어요. 해선 안 될 말이었어요”라며 눈물 지었다. 무엇보다 복수를 위해 애써 감춰왔던 강윤겸을 향한 진심을 터뜨린 이라엘과, 그런 그녀를 품에 안은 강윤겸.
그런 가운데 한소라, 한판로, 김정철은 이라엘과 서은평 계획에 의해 자멸하기 시작했다. 이라엘은 한소라가 김진숙, 장문희를 살해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음성파일을 경찰에 제보한 뒤, 한소라에게는 한판로 배신을 언급했다. 동시에 이라엘은 한소라 비서 문도완(차지혁 분)을 매수해 한소라에게 한판로의 배신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그런가 하면 한판로에게는 소라가 지하감옥 사진을 경찰에 제보했다는 거짓 사실을 흘리며 서로에 대한 의심하게 했다. 이에 한소라는 부친 한판로를 지하 감옥에 가두기에 이른 절정의 광기를 내비쳐 긴장감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한소라는 이라엘과 강윤겸이 함께 있다는 보고를 받고 사냥용 장총을 장착, 김정철과 함께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방송 말미 이라엘, 강윤겸, 한소라, 서은평을 중심으로 휘몰아칠 운명의 소용돌이를 암시하는 엔딩이 그려졌다.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 이라엘과 강윤겸, 이라엘을 향한 살기를 품은 한소라, 이라엘을 지키기 위해 나선 서은평 모습. 이라엘과 강윤겸이 애틋하게 입을 맞추는 가운데 창 밖으로는 이들에게 닥쳐올 운명을 예고했다.
복수에서 피어난 사랑이라는 어디서 본 듯한 유치하고 어처구니 없는 ‘졸작 서사’가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종영을 1회 앞두고 ‘이브’는 어떻게 졸작임을 재확인하는 결말을 맺을까. 2022년 작품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하는 수준의 스토리 라인은 어떤 엔딩을 완성할지, 올해 최고의 문제작이자 ‘졸작’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이브’ 결말이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