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우영우’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프 올랐다

입력 2022-07-21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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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사진출처 | 미국골프협회(USGA) 홈페이지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25)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 영광을 안았다.

이승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장애인 US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 접전 끝에 따돌리고 우승했다.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노르만과 합계 3언더파 213타 동타를 이룬 뒤 2개 홀 합산 플레이오프에서 버디-파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금메달과 챔피언트로피를 받았고, 앞으로 5년 동안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도 얻었다.

장애인 US오픈은 올해 미국골프협회(USGA)가 창설한 대회. 세계 각국의 정신·지체 장애인 남녀 골퍼 96명이 참가해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가렸다. 이승민은 남자부 78명 중 유일하게 사흘 내내 언더파 행진을 벌였다. 매일 1타 씩 줄이는 안정적 실력을 과시했다.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은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이후 초청선수 자격 등을 통해 코리안투어에서 뛰었다. 올해는 6개 대회에 출전했고 6월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62위가 시즌 최고 성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코리안투어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장애인 골퍼들이 참가하는 USGA의 신설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시몬 리’라는 미국 이름으로 참가한 이승민이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안양 신성고 재학 시절 전국체전 단체전 이후 두 번째다. 개인전 우승은 처음이다. 초등학생 때 아이스하키를 했던 이승민은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지닌 이승민에게 골프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됐고, 발달장애 2급이었던 이승민은 골프를 치면서 사회성이 좋아져 3급으로 조정되기도 했다.

이승민. 사진출처 | 미국골프협회(USGA) 트위터


이승민은 우승 뒤 “행복하다”며 “오늘 하루 동안 마음 속으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반복했다. 동료선수들과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날씨가 더웠지만, 동료 선수들이 뿌려준 물이 시원하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80타를 친 박우식이 합계 32오버파 공동 31위, 83타를 적어낸 이양우가 합계 50오버파 5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의족 골퍼’로 불리는 용인 기흥고 체육교사 한정원은 사흘 간 합계 58오버파로 여자부 18명 중 7위에 랭크됐다. 여자부 우승은 합계 4오버파를 친 킴 무어(미국)에게 돌아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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