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부 장거리 최강자 박서연의 다짐…“눈물 딛고 성장 이어간다”

입력 2022-07-26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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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연(경기체고3)은 25일 울산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3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고부 3000m 장애물 경주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고부 5000m에서 신발이 벗겨지며 낙마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번 눈물을 발판삼아 더욱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 I 박서연 선수 학부모

“5000m에서의 좌절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하겠다.”


박서연(18·경기체고3)은 25일 울산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3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고부 3000m 장애물에서 2연패를 달성했지만 웃지 못했다. 지난해 11분31초05에서 올해 11분19초02로 기록을 단축했음에도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대회 2관왕 등극을 위해 전력투구했던 여고부 5000m에서 6바퀴를 남겨두고 신발이 벗겨지면서 낙마한 탓이다.


5000m는 트랙 12바퀴 반을 돈다. 8명이 경쟁하던 레이스 내내 4위권 안팎에서 달리던 박서연은 중반부부터 페이스를 올리며 선두권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6바퀴를 남겨놓고 신발이 벗겨지는 돌발상황이 나왔다. 허겁지겁 신발을 다시 신고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이미 선두권과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기권을 선언했다. 5월 춘계중고대회 당시 자신에게 밀려 2위에 그친 김지혜(서울체고3·18분00초84)가 이번에는 우승했기에 아쉬움은 더 짙게 남았다.


5000m 레이스 후 이기송 경기체고 감독은 “신발이 벗겨진 순간 레이스는 사실상 끝났다. 2주 후 또 경기가 있는데 분한 기억을 갖고 긴 레이스를 할 필요는 없다”며 제자를 위로했다. 박서연은 “신발이 벗겨지기 전 200m 지점에서 뒤에 있던 선수가 신발을 밟았다. 계속 달리면서 신발을 고쳐 신었는데 다시 밟히면서 벗겨져 너무 화가 나고 분했다”며 “이미 3000m 장애물 경주에서 우승했지만 지난해 5000m에서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에 이번 우승이 너무 간절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운에도 불구하고 박서연은 육상계가 주목하는 중장거리 유망주로 올해 입지를 굳혔다. 올해 6차례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총 13개의 메달을 획득한 덕분이다. 하남 신장초 5학년 때 육상을 시작해 단거리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동부중 진학 이후 성장통을 잘 극복하고 성공리에 장거리선수로 전향했다.


박서연은 “동계훈련 때 많이 뛰는 체력운동을 하며 근·지구력 보강에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며 “다만 아직까지 5000m에서 17분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올해 안에 꼭 달성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올 시즌 중장거리 전 종목에서 1등을 해봤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되 3000m 장애물 경주에선 내년 아시안게임에 도전하고 싶다”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마라톤선수가 돼 세계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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