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호’ 동생들, 언니들 빠져도 괜찮아! 월드컵 이후 가능성까지 확인한 E-1 챔피언십

입력 2022-07-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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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7년만의 동아시아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여자축구의 미래는 밝혔다.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의 동아시아 정상 도전기가 끝났다. 26일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최종전(3차전)을 4-0 승리로 장식하며 1승1무1패, 승점 4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05년 이후 2번째 우승 도전은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됐다.


일본(1-2 패)~중국(1-1 무)과 1·2차전을 치르면서 ‘벨호’의 베테랑 선수들은 동료들에게 투쟁심과 집중력, 이기는 습관을 강조했다. 에이스 지소연(31·수원FC 위민)은 “선수들이 너무 착하다. 때에 따라 상대를 발로 차고, 깔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주장 김혜리(32·현대제철)는 “이제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전은 모두가 원하는 대로 4골차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여자축구의 미래를 밝힐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이날 조소현(34·토트넘 위민)은 컨디션 난조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고, 경기 중에는 임선주(32·현대제철)와 지소연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동생들이 언니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2023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이후까지 기대를 걸 만한 선수들이다.


1994년생 최유리(현대제철)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소속팀의 차출 협조를 받지 못한 이금민(28·브라이튼&호브 알비온 WFC)이 없는 대표팀에서 당당히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중국전에선 그림 같은 선제골을 뽑았고, 대만전에선 자신감 넘치는 돌파로 어시스트를 올렸다. 1998년생 강채림(현대제철)은 최유리와 함께 공격 선봉에 섰다. 자신의 A매치 데뷔골(2019년 E-1 챔피언십 2골) 상대인 대만의 골문을 열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수비진에선 1996년생 홍혜지(현대제철)가 빛났다. 1차전에서 연속 실책을 범한 심서연(33·서울시청)을 대신해 2·3차전에 출전한 그는 안정적으로 수비라인을 지켰다. 대만전 전반 도중 스리백의 일원인 임선주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수비수 추효주(22·수원FC 위민)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2019년 벨 감독에 의해 A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측면수비와 공격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전천후 선수로 거듭났다.


아울러 대만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고민정(21·창녕WFC)을 비롯해 손화연(25), 장창(26·이상 현대제철), 장유빈(20·서울시청) 등도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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