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레오. 스포츠동아DB
레오는 V리그 최고 외국인 중 한명이다. 삼성화재 시절 V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그는 지난 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OK금융그룹에 지명됐다. 득점 3위(870점), 공격성공률 3위(54.58%), 서브 4위(세트당 0.5개) 등으로 나름 선전했지만 5위 OK금융그룹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한 석 감독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번 시즌 반드시 봄 배구를 통해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팀 에이스인 레오의 컨디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석 감독은 고국으로 휴가를 떠나는 레오에게 2가지를 당부했다. 쉬는 동안에도 몸이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과 가급적 빨리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혼자서도 가볍게 할 수 있는 훈련프로그램도 건넸다. 석 감독은 “운동은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라고 했고, 절대 살쪄서 돌아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또 조금 일찍 팀 훈련에 합류해 여유를 갖고 운동하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레오도 그렇게 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석 감독이 이렇게 신경을 쓴 것은 지난해의 기억 때문이다. 레오는 입국 당시 100kg이 넘는 체중으로 살이 쪘다는 것이 확연했다. 그러다보니 장기인 용수철 같은 탄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 꾸준한 훈련으로 살을 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전성기 때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레오는 석 감독과의 약속을 지켰다. 아니, 기대치를 뛰어 넘었다. 현재 몸무게는 93kg이다. 전성기 때의 수치다. 지난 시즌 막판엔 97~98kg를 유지했지만 몸이 무겁다는 걸 느꼈다. 96kg만 돼도 점프가 달라진다. 그런데 93kg까지 줄였다. 이는 레오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대변해준다. 석 감독은 “당초 96~97kg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훨씬 관리를 잘 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레오에겐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휴가기간에 쿠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제 가정을 꾸리면서 안정을 찾게 됐다. 신부는 시즌 개막 즈음에 레오 어머니와 함께 입국할 예정이다.
체중 관리에 성공하고, 결혼까지 한 레오가 OK금융그룹을 봄 배구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